정부, 내년 성장률 전망 1.6%로…한은·KDI보다 낮췄다

2023년 경제정책방향 - 성장률 전망

국내외 주요 기관중 최저 수준
물가 3.5% 상승…수출·입 감소
정부가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제시했다. 지난 6월에 내놓은 전망치 2.5% 대비 0.9%포인트 낮은 수치다. 그만큼 한국 경제가 마주한 대내외 경제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의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내년 성장률 및 물가 전망 등이 담긴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추 부총리는 “주요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 영향이 실물경제 어려움으로 본격 전이되는 가운데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수출을 중심으로 하강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가 이날 내놓은 1.6%의 성장률 전망치는 국내외 주요 기관이 최근 내놓은 전망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한국 경제가 내년에 1.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고,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0월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2.0%로 예측했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각각 1.7%와 1.8%를 제시했다. 주요 기관 가운데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기재부보다 보수적으로 전망한 곳은 1.5%로 예측한 아시아개발은행(ADB)뿐이다.

기재부는 성장률이 둔화되는 주요인으로 미국 등 주요 국가의 가파른 금리 인상, 유럽의 에너지 수급 불안 등으로 인한 세계 경제 침체 등을 꼽았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불확실성과 신흥국 부채위험이 내년 한국 경제의 추가적인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기재부는 또 소비자물가가 내년에 3.5%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 한 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5.1%)보다 1.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올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한 원유 및 곡물 가격이 내년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원자재 가격이 하락해도 내년엔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상방 압력이 큰 만큼 물가 상승률의 둔화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올해 6.6% 늘어난 수출은 내년엔 4.5%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의 글로벌 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내년도 수입은 올해보다 6.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무역적자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 석유 등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수출·투자 부진으로 인해 중간재와 자본재 수입도 둔화할 가능성을 반영한 결과다.

경상수지는 올해 220억달러 흑자, 내년엔 210억달러 흑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에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 상품수지가 다소 개선되더라도 해외여행 재개, 해운업 운임 하락 등으로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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