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가 車산업 비즈니스 모델 바꾼다"

하겐 호이바흐 SAP 자동차산업 총괄

전기차 부품 재활용 산업 급성장
기업들, 데이터 공유해 시너지 낼 것
“자동차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도 디지털 대전환(DX)입니다.”

지난달 15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하겐 호이바흐 SAP 자동차산업 총괄(사진)은 “세계 128개 자동차 관련 기업이 참여하는 데이터 생태계 프로젝트 ‘카테나 엑스(X)’를 추진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 SAP는 세계 자동차산업의 97%에 해당하는 기업에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자사 솔루션을 사용하는 기업들을 데이터로 잇는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구축해 자동차산업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한층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그가 말한 카테나X는 지난해 SAP 주도로 설립된 자동차산업 비즈니스 네트워크다. 원료 채굴 기업부터 1·2차 납품업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에 이르기까지 자동차산업 공급망에 관여하는 모든 기업이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데이터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목표다. 초기엔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6개 독일 기업만 참여했지만 지금은 도요타계 회사인 덴소, 포드 등 참여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호이바흐 총괄은 “카테나X는 원자재와 부품, 물류가 어떻게 이동하는지 추적하고, 특정 자원을 누가 얼마큼 가졌는지 데이터를 공유한다”며 “원자재 및 부품 공급과 수요를 카테나X 내에서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든 공평하게 클라우드 플랫폼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 공유를 꺼렸던 자동차 관련 업체 간 신뢰를 쌓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동차업계는 이런 데이터 생태계 안에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싹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본격화된 전기차 부품 재활용산업이 좋은 예다. 내연기관 차의 부품 재활용 비율은 8~10% 수준에 그치지만, 전기차는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주요 소재인 플라스틱 등을 대부분 재활용할 수 있어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는 “자동차산업의 가치사슬 단계별로 탄소발자국을 추적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며 “자동차산업 DX의 핵심은 이윤을 확보하면서 지속가능성도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동차업계가 당면한 회복 탄력성, 지속가능성 문제는 한 개의 기업이 풀어낼 수 없다”며 “한국 기업들도 카테나X에 참여해 시너지를 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발도르프=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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