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mRNA 암치료제'…암 정밀 타격할 '군대' 키우죠

헬스케어 인사이드

모더나 mRNA 암치료제 2상
MSD 면역항암제와 함께 투여
사망·재발 위험도 44% 낮춰

글로벌 시장 2027년 73억弗
바이오엔텍·큐어백 개발경쟁
미국 모더나 주가가 최근 20% 이상 급등했습니다. 모더나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세계적 바이오텍이 된 회사입니다. 모더나 주가가 급등한 건 mRNA가 암 치료제로도 쓰일 수 있다는 걸 최근 임상에서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mRNA는 어떤 원리로 암 치료제가 될 수 있는 걸까요.

최근 항암 치료 트렌드는 사람의 면역체계를 활용하는 겁니다. ‘암세포 공격수’인 T세포나 자연살해세포 같은 면역세포를 활용합니다. 팔팔한 면역세포를 체외에서 배양해 넣어주기도 하고, 암세포를 정밀 타격할 수 있도록 면역세포를 일부 변형하기도 합니다. 독성 화학 약물로 암세포를 죽였던 과거 방식에서 진화했습니다.

mRNA 암 치료제 역시 체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면역체계를 자극한다는 점에서 백신으로 부를 뿐이지 코로나19나 독감처럼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물론 자궁경부암처럼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암은 예방 차원의 암 백신이 있긴 합니다.

암세포에는 정상세포엔 없는 신생항원이 존재합니다.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생긴 단백질입니다. ‘내가 암세포야’라는 일종의 표식입니다. 신생항원을 일으키는 유전자 돌연변이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암 백신 앞에 대체로 ‘개인 맞춤형’이라는 말이 붙습니다.mRNA 암 백신은 신생항원이라는 표식을 만들 수 있는 일종의 설계도입니다. 신생항원 정보가 담긴 mRNA를 주사해 내 몸의 면역체계가 신생항원을 달고 있는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하는 겁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 설계도를 주사해 진짜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싸울 수 있도록 하는 코로나19 mRNA 백신과 같은 원리입니다. 그래서 mRNA 암 백신 개발에서는 신생항원의 발굴이 중요합니다.

모더나는 피부암 환자 157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실시했습니다. 미국 MSD의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만 투여한 환자군과 키트루다와 mRNA 암 백신을 함께 투여한 환자군을 무작위로 나눠 임상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병용 투여군의 사망·재발 위험이 단독 투여군보다 44% 낮게 나타났습니다.

mRNA 암 백신의 가장 큰 장점은 짧은 개발 기간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에 바로 대응할 수 있듯 신생항원 정보를 알면 mRNA, 즉 설계도를 만들어 몸속에 주입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2~3개월이면 특정 항원에 대한 암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고 봅니다. 코로나19 백신 때 지질나노입자가 보호막으로 쓰이면서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암 백신 시장은 2027년까지 73억300만달러(약 10조원) 규모로 연평균 11.8%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모더나를 비롯해 바이오엔텍, 큐어백 등이 mRNA 암 백신 개발의 선두 주자로 꼽힙니다. 국내 바이오업계도 얼마 전부터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