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도 안 본다"…갭·UPS에 무슨 일이

美 물류 분야 블루칼라 구인난 심화
UPS 등 물류·소매 기업 면접 생략하고 직원 채용
미국에서 물류 관련 구인난이 계속되자 일부 소매업과 창고업 등에서 면접을 생략하고 직원을 채용하는 사례가 등장했다. 글로벌 물류업체 UPS를 비롯해 인테리어 전문 마트 홈디포와 의류회사 갭(GAP) 등이 일부 물류 담당 직원을 면접 없이 고용하고 나섰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미국 일부 기업이 창고 및 소매업과 같이 이직률이 높은 비정규직 업무에 대해 빠른 인력 충원을 위해 면접을 생략하고 채용을 진행했다.UPS는 최근 배송물품 취급 직원과 비정규직 운송기사를 면접을 실시하지 않고 대규모로 채용했다.

홈디포의 경우 지원자가 지원한 후 24시간 이내에 채용 제안을 보냈다. 갭은 일부 창고 담당 직원에 대해 면접을 하았다.

맷 레이버리 UPS 글로벌 소싱·채용·온보딩 담당 이사는 창고 담당과 일부 배송 기사 등 비정규직 근로자의 약 80%가 면접 없이 채용되고, 지원 후 25분 안에 채용 제안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UPS는 일부 정규직에 대해서도 채용 면접을 생략하고 있다.레이버리 이사에 따르면 UPS가 올해 10만명 이상의 비정규직 근로자를 채용할 계획이나, 지난해보다 구인이 어려운 상황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블루칼라(생산직 근로자) 분야에서 미국이 구인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11월 비농업 일자리는 26만3000개 증가해 전문가 전망치(20만개)를 크게 웃돌았다. 10월 미국 기업의 구인건수는 1030만개로 구직자수(610만명)을 큰 폭으로 상회했다. 특히 8월 기준 미국에서 운송·창고업 근로자 중 일을 그만둔 비율은 3.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팬데믹) 전인 2020년 2월(2.4%) 당시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는 최근 일부 기업들이 ‘화이트칼라(사무직 근로자)'에 대해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과 상반된 분위기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달 갭을 비롯한 월마트, 포드, 스탠리 블랙&데커 등이 본사 사무직 인력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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