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서 배타고 중국 간다

서울시, 서해뱃길 사업 본격화

2026년까지 국제항 '서울항' 조성
여의도 선착장은 국내선 활용
서울시는 한강 물길을 관광 자원화하기 위한 ‘세계로 향하는 서해뱃길’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14일 밝혔다. 2026년까지 여의도에 국제여객터미널 기능을 갖춘 ‘서울항’을 조성하는 게 이 사업의 핵심이다. 이곳에서 크루즈를 타고 중국 등 동북아시아 지역으로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서울항 조성 사업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2010년 한강르네상스 사업과 연계해 처음 구상을 제시한 프로젝트다. 김포에서 용산까지 대형 여객선이 운항할 수 있는 뱃길을 만들어 아라뱃길과 연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012년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면서 관련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사업이 백지화됐다.10년 만에 다시 추진되는 서해뱃길 사업은 크게 2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1단계로 한강~경인아라뱃길 유람선 운항은 올해 시범 운항을 시작했고, 내년부터 정기운항을 추진한다. 내년 정기운항에 맞춰 선박 길이가 66m인 1000t급 유람선이 여의도 선착장에 정박할 수 있도록 65m인 여의도 선착장을 95m로 늘릴 예정이다. 현재는 아라뱃길에서 출발한 유람선이 여의도에 정박하지 않고 회항하고 있다.

2단계로 2026년까지 여의도에 국제여객터미널 ‘서울항’을 조성한다. 우선 여수, 제주도 등 국내선 항만 기능을 우선 수행하고 향후 관광 수요 추이에 맞춰 CIQ(세관 검사, 출입국 관리, 검역) 기능을 도입해 중국 등 동북아를 연결하는 국제항으로 기능을 확장할 계획이다. 서울항이 완성되면 여의도 선착장은 국내선 용도로 활용하거나 선착장이 필요한 한강 내 다른 지역으로 옮길 예정이다.

서울항을 복합문화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해 민간 자본을 유치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여의도 국제금융지구와 연계해 국제회의장, 수상호텔, 노을전망대 등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면세점, 보세창고 설립도 검토할 방침이다. 서울항에서 한강변과 도심 주요 관광지를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는 수상택시, 시티버스 등 다양한 연계 교통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인천에 정박하는 대형 크루즈 관광객들이 경인 아라뱃길~한강을 통해 서울을 방문할 수 있는 선셋크루즈 관광상품 개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윤종장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은 “세계로 향하는 서해뱃길 사업은 ‘3000만 명 관광도시 서울’을 견인하는 새로운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여가생활에 관한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에 서울시민을 비롯한 국내외 관광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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