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사 신종자본증권도 '짭짤'

BIS 규제 맞추기 위해 발행
정기예금보다 높은 이자 수익
최근 레고랜드발(發) 자금 경색 사태로 다소 수요가 줄어들긴 했지만 은행과 보험사 등 우량 금융사가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도 재테크 수단으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금융사들이 자기자본비율(BIS) 규제를 맞추기 위해 발행하는 영구채다. 보통 5년 정도 후에 발행사가 이 채권을 되사주기로 하는 콜옵션 조건이 붙는다. 보통 정기예금보다 높은 이자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다만 발행사가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 이자 지급이 중단될 수 있고 변제순위도 후순위라는 리스크가 있다.상반기만 해도 신종자본증권은 쏠쏠한 재테크 수단으로 입소문을 탔다. 금리 인상기가 시작되면서 증시의 불안정성이 더해질 때 금융지주사나 은행, 보험사 등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은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평가를 받았다.

동시에 정기예금에 목돈을 맡겨둘 때보다 훨씬 큰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지난 1~2월 주요 금융지주사는 연 4% 내외 금리로 5년 콜옵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2%대에 그칠 때였다. 프라이빗뱅커(PB)들이 고액 자산가 고객에게 신종자본증권 투자를 추천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최근 들어 신종자본증권의 매력도는 상반기만 못하다는 평가가 많다. 정기예금 금리가 바짝 올라왔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급등하고 있는 데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까지 겹쳐 은행들은 수신확보 경쟁에 열을 올렸다. 그 결과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최고금리가 연 5%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저축은행은 연 6%대 정기예금도 선보였다.물론 여전히 신종자본증권의 기대 이익은 더 높다. 우리금융그룹이 지난 25일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금리는 연 5.97%다. 신한은행도 10월 연 5.7% 금리로 신종자본증권을 찍었다. 금융사들이 최근 들어 기존에는 3개월마다 지급하던 이자를 매달 지급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는 것도 매력을 더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최근 단기자금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코리안리재보험의 신종자본증권이 수요 예측에서 미매각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연 6%대 이자로 조건은 좋았지만 ‘돈맥경화’ 파고를 피해갈 수 없었다는 평가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