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일요일 새벽 또 미사일 2발 발사…美 항모 겨냥

올해 첫 심야 도발에 NSC 소집
"北 체제 오히려 불안하게 할 것"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왼쪽 두 번째)이 9일 용산 대통령실 지하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북한이 일요일인 9일 새벽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노동당 창건 77주년 창건일(10일)을 하루 앞두고 전략 무기 실전 운용 능력을 과시했다는 분석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 강원도 원산만 연안의 문천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SRBM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비행거리는 약 350㎞, 고도는 약 90㎞로 탐지됐다. 발사 시간은 오전 1시48~1시58분께로 추정됐다.한·미 정보당국은 거리와 고도 등을 고려할 때 북한이 최근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KN-25)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발사 장소인 문천엔 해군기지가 있다. 일본 방위성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가능성도 열어놨지만, 우리 군은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군의 경계 태세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휴일 새벽에 미사일을 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북한이 발사 시간과 장소를 다르게 하면서 타격 목표별 전략 자산 운용 능력을 시험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정부는 미사일 발사를 탐지한 뒤 즉각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상임위원들은 “북한의 잇따른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지속적 도발은 오히려 (북한의) 체제를 더욱 불안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한·미 동맹은 물론 한·미·일 3자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전했다.

북한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총 11차례다.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한·미·일 연합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지난달 동해로 들어온 뒤 도발이 빈발해지고 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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