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유튜브 조회수 폭증에 "감사"…與 "정언유착" 맹공

與 "민주당 기획, MBC 제작인가"
"언론 이외 알 수 없던 것 朴 언급"

MBC 제3노조도 의혹 제기 가세
"악의적 편집의 동영상 만들어 내"
MBC는 26일 유튜브 채널 이벤트 마감을 알리며 "열화와 같은 뜨거운 성원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MBC는 앞서 유튜브 채널 월 조회수가 5억8000회를 돌파하자 이에 대해 기프티콘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채널 커뮤니티에는 "앞으로도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는 보도 부탁한다", "팩트를 보도하는 유일한 언론이다"라는 댓글이 이어졌다.

앞서 MBC는 지난 22일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며 박진 외교부 장관 등에게 말하는 장면을 보도하며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을 달아 보도했다.

MBC 유튜브 채널에 이 영상이 올라오자 사흘만에 조회수가 600만에 달할 정도로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해당 조회수 감사 이벤트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자 네티즌들은 "윤 대통령 욕설 파문 보도 조회수 덕도 본듯하다", "김은혜 대변인이 '다시 들어보라'고 읍소한 것도 한몫했다", "김은혜가 친정 회사 조회수 올려줬다"며 조롱 섞인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발언이 바이든 대통령이나 미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우리 야당에 대한 우려를 언급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는 발언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으로 왜곡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다시 들어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해당 보도와 관련해 MBC와 여권의 갈등은 골이 심해지는 양상이다.국민의힘 ICT미디어진흥특위는 지난 25일 '민주당 기획, MBC 제작인가? ‘정언유착’ 의혹 진상을 밝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영상을 둘러싼 민주당과 MBC의 유착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위는 "해당 영상의 보도유예(엠바고) 해제 시점은 한국 시각 9월 22일 목요일 오전 9시 39분이었다"며 "언론 이외는 그 이전 시간에는 알 수 없지만,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해당 영상을 거론하며 '미국 의회를 폄훼하는 내용', '막말' 운운하며 비난한 것은 정책조정회의 시작 3분 만인 9시 33분"이라고 했다.

특위는 "또 현근택 전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이 페이스북에 '포럼 퇴장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대통령 발언이 촬영됐다'는 글을 게재한 것은 9시 37분"이라며 "그리고 10시 7분, MBC가 유튜브를 통해 [오늘 이 뉴스]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제목의 1분 12초짜리 동영상을 최초로 올렸다"고 했다.이어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은 어떻게 보도유예가 풀리기 전 '문제의 영상' 존재를 알았냐"면서 "더욱 심각한 것은 MBC가 영상의 대화 내용이 명확하게 들리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대통령실이나 외교부에 추가 확인 없이 멋대로 자막을 달아서 보도했다. 이 오독된 MBC 자막 내용이 보도도 되기 전 민주당에 흘러 들어간 의혹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이냐 '날리면'이냐는 논란보다, 민주당이 보도도 되지 않은 동영상과 잘못된 발언 내용을 어떻게 알고 정치공세에 이용했는지 밝혀져야 한다"며 "단순한 대통령 폄하를 넘어 외교 문제까지 비화시키고, 납득하지 못하는 해명을 늘어놓는 MBC 역시 오보 책임에 앞서 기자들의 신사협정인 보도유예(엠바고) 해제 전 유출 의혹에 대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뉴스1)
앞서 박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윤 대통령이 회의장을 나오면서 비속어로 미국 의회를 폄훼한 발언이 고스란히 영상에 담겨 대형 외교 사고로 큰 물의를 일으켰다"며 "빈손 외교, 비굴 외교에 이어 윤 대통령의 막말 사고 외교로 대한민국의 국격까지 크게 실추됐다"고 발언했다.

MBC 제3노조도 이날 성명을 내고 같은 의혹의 해명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단 영상은 외부 유출이 안 되는 상황이었고 타사 기자들은 단신이나 동영상 제작을 하지 않던 상황에서 어떻게 오독한 자막 내용의 비속어 발언 정보가 박홍근 원내대표에게 오전 9시께 들어갈 수 있었냐"고 지적했다.

제3노조는 "모든 언론사가 발언 내용의 명확성, 대통령의 프라이버시, 외교적 파장 등을 놓고 고심할 때 왜 우리 디지털 뉴스는 해당 음성을 세 번 후미에 반복하는 '악의적 편집'의 동영상을 만들어 냈느냐"며 "먼저 박홍근 의혹부터 해명해야 하지만 인터넷 동영상을 만들어 단정적으로 자막을 내어 방송하도록 결정하는 과정도 면밀히 따져봐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국익 침해 논란에 MBC는 23일 입장문을 통해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 영상은 대통령실 풀(Pool) 기자단이 촬영해 공유한 것이고, 이 영상은 보도 이전에 이미 사회관계서비스(SNS) 등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본사뿐만 아니라 KBS, SBS, 주요 일간지 등 대부분 언론이 다양한 방법으로 영상을 올리거나 뉴스로 보도했다"며 "이 과정에서 MBC는 최대한 절제해서 영상을 올렸고, 어떠한 해석이나 가치판단을 하지 않고 발언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다"고 했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비속어 논란'과 관련 적극 대응에 나선 모양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스1)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MBC의 행태, 신속한 보도 아닌 신속한 조작"이라면서 광우병 사태를 언급했다.

권 의원은 "2008년 광우병 조작 선동 당시 MBC는 명백한 거짓말로 나라를 뒤집어 놓았다"면서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방송사가 특정 정치세력의 프로파간다 역할을 자임하며 반정부투쟁의 전위 노릇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MBC는 대통령과 주변 참모와의 대화를 '(미국) 국회에서', '바이든은 쪽팔려서'와 같은 자막을 담아 뉴스에 내보냈다"며 "자막이라는 시각적 효과를 통해 음성을 특정한 메시지로 들리도록 인지적 유도를 했다. 지극히 악의적으로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MBC가 조작한 자막이 정말로 사실이라면 외교적 문제가 될 수 있다. 당연히 팩트부터 확인했어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의 성격과 주변 참모와의 대화를 통해 맥락적 분석도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윤 대통령 발언에 이어 박진 외교부 장관이 '야당을 잘 설득해 예산을 통과시키겠다'고 답변한 부분을 보도하지 않았다"며 "애초부터 '미국'이나 '바이든'을 자막으로 쓸 이유 자체가 없다"고 강조했다.

MBC가 '뉴스 가치가 있다면 좌고우면하지 않고 신속, 정확하게 보도하는 것은 저널리즘의 기본 책무'라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2020년 MBC 도쿄올림픽 개막식 중계 화면이야말로 국제적 망신"이라고 반박했다.

권 의원은 "이번 사건에서 MBC가 보여준 행태는 신속한 보도가 아니라 '신속한 조작'이었다"면서 "공영방송을 자처하지만 공적 책무를 내버린 지 오래다. 정치투쟁 삐라 수준"이라고 맹비난했다.

MBC가 2020 도쿄 올림픽 개회식 중계방송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단 소개 사진에는 체르노빌 원전 사진을 사용해 비난을 자초했던 일을 재조명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 대통령은 순방을 마친 후 첫 출근길인 26일 기자들과 만나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입장을 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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