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신규 항암제 도입…"거래재개 위한 과제 모두 완료"

스위스 바실리아社의 'BAL0891'
신라젠은 항암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군의 강화를 위해 스위스 제약사 바실리아로부터 'BAL0891'을 도입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로써 주식거래 재개를 위해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경영개선 계획의 과제들을 모두 완료했다고 했다.

신라젠은 바실리아와 'BAL0891' 글로벌 권리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규모는 3억3500만달러(약 4700억원)다. 이 중 계약금은 1400만달러, 단계별기술료(마일스톤)은 3억2100만달러다. 마일스톤의 대부분은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지급하는 조건이란 설명이다. BAL0891은 유사분열 관문 억제제(MCI)다. 종양의 유발과 성장에 관여하는 'TTK'와 'PLK1' 두 가지 인산화효소를 저해하는 이중작용 기전을 가지고 있다. TTK와 PLK1을 동시에 저해하는 MCI는 BAL0891이 유일하다고 했다. 두 가지 핵심 인산화효소를 저해해 암의 성장을 강력하게 억제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또 아직까지 판매허가를 받은 TTK 또는 PLK1 저해제가 없어 BAL0891은 새로운 기전의 첫 신약(first-in-class)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BAL0891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전이성 고형암에 대한 임상 1상을 허가받았다. 연내 첫 환자 등록을 목표하고 있다. 앞서 진행한 비임상 결과를 토대로 삼중음성유방암 위암 대장암 등 고형암과 급성골수성백혈병 등 혈액암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 중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신라젠이 갖고 있는 항암제 개발의 경험과 면역항암제 작용 기전에 대한 이해, 면역항암제 병용에 대한 노하우 등을 살려 BAL0891의 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한다"며 "이번 신물질 도입으로 경영개선계획의 과제를 모두 완료했다"고 말했다.신라젠은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펙사벡'과 정맥투여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기술 등 항암바이러스에 편향된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었다. 새로운 기전의 항암제 도입으로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게 됐다.

경영진의 배임 혐의로 신라젠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돼 2020년 5월부터 2년 넘게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신라젠은 지난 8일 경영개선계획 이행내역서와 개선계획 이행 결과에 대한 전문가 확인서 등을 거래소에 제출했다. 거래소는 서류 제출일 20영업일 안에 코스닥시장위원회를 개최해 신라젠의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바실리아는 2000년 로슈에서 분사한 스위스 상장사다. 로슈와 노바티스, 악텔리온 등 글로벌 제약사가 위치한 바젤에 본사를 두고 있다. 항생제와 항진균제를 개발해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 중인 바이오제약 회사다. 5개의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바실리아는 항생제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연초 항암 파이프라인의 매각 및 기술수출 계획을 발표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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