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아이들을 그리워하는 애틋하고 순수한 마음…이중섭 '아이들과 물고기와 게'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이중섭(1916~1956)이 그림에 어린아이들을 그려 넣기 시작한 건 1946년부터다. 그해 봄 조산아로 태어난 첫째 아들은 가을을 넘기지 못하고 디프테리아에 걸려 세상을 떴다. 아들이 쓸쓸할까 봐 걱정됐던 이중섭은 어린이들의 장난 치는 모습을 그려 관에 넣어 줬다고 한다.

이후 그는 어린아이를 주제로 한 그림을 많이 남겼다. ‘아이들과 물고기와 게’는 그중에서도 대표작으로 꼽힌다. 그림 속에서는 발가벗은 아이들이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물고기·꽃게와 함께 노닐고 있다. 아이들과 물고기·꽃게를 연결하는 줄은 아이들에 대한 이중섭의 그리움을 상징한다. 단순하고 자유분방한 선은 경쾌한 느낌을 연출한다.그는 이 구도와 이미지가 마음에 들었는지 비슷한 작품을 모두 네 점이나 그렸다. 그중 하나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이중섭’의 대표 작품이다.

오는 28일 케이옥션 경매에 출품되는 이중섭의 ‘아이들과 물고기와 게’(추정가 2억6000만~4억원)도 마찬가지다.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 전시 ‘이중섭, 백년의 신화’에 출품됐던 그림이다. 경매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케이옥션 본사에서 열린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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