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금융위기 후 첫 1,370원 돌파…한때 1,375.0원까지 상승

8.8원 오른 1,371.4원 마감…4거래일째 연고점 경신
5일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70원대에서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8.8원 오른 달러당 1,371.4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전장보다 2.4원 오른 1,365.0원에 개장하며 연고점을 갈아치운 뒤 지속해서 우상향 곡선을 그리다 오전 11시 13분께 1,370원을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이 1,370원을 돌파한 것은 2009년 4월 1일(고가 기준 1,392.0원)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환율은 상단을 지속해서 높이더니 장 마감을 앞두고 연고점을 1,375.0원까지 끌어 올렸다.

환율은 지난달 31일부터 4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와 중국의 도시 봉쇄, 유럽의 천연가스 공급 차질 등 달러 강세 재료로 원화 가치는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강달러를 부추기는 연준의 긴축 강화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뉴욕과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의 존 윌리엄스 총재와 로레타 메스터 총재 등은 최근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중국이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33개 도시를 봉쇄하고 나선 점도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를 자극했다. 이런 우려가 달러당 위안화 가격을 7위안 근처까지 끌어올리며 원/달러 환율도 같은 움직임을 보였다.

유로화 약세도 달러 가치를 밀어 올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연합(EU) 국가들과 갈등을 겪고 있는 러시아는 최근 유럽으로 이어지는 가장 중요한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천연가스의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 유럽으로서는 타격이 작지 않다.

이에 유로화 가격은 달러당 1.01유로를 넘어섰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10.269선까지 치솟았다.

2002년 6월 19일(110.539) 이후 20년 2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비상거시경제금융 회의에서 외환시장 수급을 살펴보고 시장 교란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며 구두 개입성 발언을 했지만, 글로벌 강달러를 저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달러 초강세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도 한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8월 말 외환보유액은 전월 말보다 21억8천만달러 줄어든 4천364억3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오후 3시 30분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76.88원이다.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971.03원)에서 5.85원 올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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