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가격 올려야 한다는 시멘트사…안 된다는 레미콘사

한자리에 모여 시멘트가격 인상 규탄하는 중소레미콘업계 관계자들 사진=뉴스1
시멘트 가격 인상을 두고 대형 시멘트 업체와 레미콘 업계가 갈등을 겪고 있다. 대형 시멘트 업체는 유연탄 가격 상승에 환율까지 오르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레미콘 업계는 갑을 관계가 명확한 건설사와 레미콘사의 관계 때문에 건설업체에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게 쉽지 않다며 가격 인상을 철회하라는 입장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 레미콘업체 대표 900여명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시멘트 업체의 가격 인상에 대한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날 대회에는 중소 레미콘업체 대표 700여명이 참석했다.비대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시멘트 재고량 부족으로 각 업체에 시멘트가 정상적으로 공급되지 않았음에도 시멘트 업체들은 가격을 17∼19% 올렸다. 시멘트 업체들은 이에 멈추지 않고 내달부터 가격을 12~15% 추가 인상하기로 한 상태다.

비대위는 결의문을 통해 시멘트 업체들에 △일방적이고 기습적인 가격 인상 철회 △중소레미콘 업계에 대한 압력과 강요 중단 △제조원가 및 인상 요인 공개 등을 요구했다. 정부에는 시멘트 시장의 독과점에 대한 감시와 불공정거래 사례 조사를 요청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시멘트 가격이 올해에만 33~35% 인상되는 셈"이라며 "시멘트 가격이 오르면 건설사와 레미콘값 인상을 두고 협상해야 하는데 건설사에서 올려주지 않으면 우리는 셧다운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이들은 오는 31일까지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으면 생존권을 걸고 집회, 셧다운을 비롯한 특단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반면 시멘트 업계는 유연탄 가격 상승에 따른 경영악화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한 이후 유연탄 가격이 지속 상승해 불안한데 유연탄을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서 환율까지 뛰면서 원재료 부담이 커졌단 주장이다. 또 화물 운임과 전력 요금, 금리 인상 등이 겹쳐 내부적으로 손실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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