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미술관의 대표작 '공중 바위'도 하이저 작품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에 있는 마이클 하이저의 설치작품 ‘공중에 뜬 바윗덩어리’. /로스앤젤레스=이선아 기자
23일(현지시간) 찾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의 야외 마당은 늦여름 땡볕에도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다들 큼지막한 돌덩어리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으려 분주하게 움직였다. 340t짜리 화강암 덩어리가 자리잡은 곳은 150m 길이의 반지하 경사로 위. 스페인에서 왔다는 알렉스(30)는 “LACMA 대표작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있는데, 바위가 떨어질까 무서워 그 밑으로는 못 간다”고 했다.

작품명은 보이는 그대로 ‘공중에 뜬 바윗덩어리(Levitated Mass)’다. 미국 모하비 사막 한복판에 ‘도시(City)’를 세운 대지 미술가 마이클 하이저(78)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그의 대표작이다. 하이저가 이 작품의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린 건 실제 설치(2012년)되기 44년 전인 1968년이었다. 본격적인 작업은 2006년 캘리포니아의 한 채석장에서 우연히 거대 바위를 발견하면서 시작됐다.크고 무거운 돌을 채석장에서 100㎞나 떨어진 LACMA로 옮기는 건 보통 일이 아니었다. 일단 돈이 많이 들었다. LACMA와 하이저는 운송비를 마련하기 위해 민간 기부자들로부터 1000만달러(약 134억원)를 모았다. 이를 토대로 2012년 2월 특별 제작한 운송 차량에 바위를 실었다. 차량은 교통 정체를 피하기 위해 한밤중에만 운행했다. 운송 도중 돌에 닿을 수 있는 가로수는 모두 뽑아 다른 데 옮겨 심었다. 신호등을 잠시 철거하기도 했다. 돌을 옮기는 길목마다 구경꾼이 구름처럼 몰렸다. 11일간의 운송 과정은 기록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로스앤젤레스=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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