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5년 '脫원전' 여파에…원자력 기술격차 3년→1년으로

韓·中 에너지 기술력 비교

핵융합 기술은 中이 1년 앞서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도 역전
2차전지는 한국이 근소 우위
한때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던 한국의 원자력에너지 기술이 중국에 역전을 허용할 상황까지 내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차세대 원전의 핵심기술로 꼽히는 핵융합 에너지 기술은 이미 중국에 뒤처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5년간 강행한 ‘탈(脫)원전’ 여파로 원전 관련 기술 역량이 크게 약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원전 기술 수준은 한국이 중국에 1년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 3년 격차에서 대폭 좁혀진 것이다. 같은 기간 원전 안전성 기술도 4.2년에서 0.5년으로 줄었다.차세대 기술인 핵융합 에너지 기술은 중국이 오히려 1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핵융합 기술은 태양과 항성의 에너지 생산원리인 핵융합을 이용해 기존의 전통적인 핵분열 발전과 달리 핵폐기물 없이 무한대의 에너지를 제공하는 청정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산업현장의 원전 인력들이 원전 여파로 중국과 중동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났다”며 “주요 대학 원자력 학과도 존폐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올해 KAIST의 원자력 학부 전공 지원생은 4명에 그쳤다. 탈원전 시작 직전인 2016년 22명과 비교하면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단국대는 원자력 전공이 다른 과에 통폐합되면서 사라졌다. 이 기술 수준 조사는 2020년 기준이다.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올초까지 강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더욱 벌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원전뿐만 아니라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중국에 역전을 허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2010년엔 중국에 1.9년 앞섰지만 2020년엔 0.5년 뒤졌다. 탄소중립의 핵심기술로 꼽히는 CCUS(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도 중국이 1년가량 앞섰다.

다만 수소·연료전지와 2차전지 기술은 한국이 각각 2.0년, 1.5년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 역시 기술격차가 2010년 대비 대폭 좁혀졌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수소와 2차전지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도 차세대 에너지원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