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빌게이츠가 추천한 '청춘 성장담'

에이모 토울스 《링컨 하이웨이》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와 샌프란시스코 링컨 공원을 잇는 대륙 횡단도로 이름에서 제목을 따온 장편소설 《링컨 하이웨이》(현대문학)는 ‘정통 미국소설’로 분류할 만하다. 길 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점에서 잭 케루악의 《길 위에서》와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를, 세상의 부조리를 겪으며 점차 성장하는 청소년의 이야기라는 점에선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과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를 떠올리게 한다. 그렇다고 고전을 짜깁기한 저급한 책은 아니다.

2011년 《우아한 연인》과 2016년 《모스크바의 신사》 등 단 두 권으로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오른 에이모 토울스는 탁월한 스토리텔링 능력을 앞세워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출간된 뒤 여러 언론이 “앞으로 오래도록 읽힐 고전”이란 호평을 내놓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이 책을 ‘올해의 책’으로 꼽았다.《링컨 하이웨이》는 1954년 6월 12일부터 열흘 동안 벌어진 일을 그린다. 이야기를 여는 인물은 과실치사로 소년원에 수감 중이던 18세의 에밋 왓슨. 그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조기 퇴소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어머니는 8년 전 집을 나갔고, 아버지의 농장은 은행에 압류당한 상태. 여덟 살인 동생 빌리가 아버지가 숨겼던 어머니의 그림엽서를 발견하고, 둘은 어머니가 있는 캘리포니아로 가기로 한다.

여기서 작가는 독자의 기대를 비튼다. 책 제목대로라면 ‘링컨 하이웨이’를 타고 집이 있는 네브래스카주(州)에서 서부로 가는 이야기가 펼쳐져야 하지만 주인공들은 거꾸로 동부의 뉴욕으로 향한다. 그것도 기차를 타고. 소년원을 탈출한 에밋의 친구 더치스와 울리가 나타나면서다. 그들은 뉴욕으로 가서 울리가 상속받게 될 돈을 같이 나누자고 하는데, 에밋이 거절하자 에밋의 차를 몰래 타고 뉴욕으로 가버린다. 차를 빼앗긴 형제는 화물열차에 숨어들어 뉴욕으로 향한다.

작가 토울스는 특이한 이력을 지녔다. 월스트리트 투자은행에서 20년 동안 일하다 40대 후반에 펴낸 첫 장편소설 《우아한 연인》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전업 작가가 됐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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