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도 가격 인상…원자재값 상승에 카플레이션 본격화

모델 X, 최대 6000달러 가격 인상
카플레이션 본격화
포드, 리비안, GM은 이미 가격 올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미국 내 전기차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전기차 수요 급증과 원자재 가격 상승을 반영한 것이란 분석이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의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SUV)인 모델X 가격은 기존가보다 최대 6000달러 올라 12만990달러(약 1억5000만원)가 됐다. 인기 제품 중 하나인 중형 SUV 모델Y는 3000달러 인상해 6만5990달러로 가격이 책정됐다. 모델S와 모델3도 수천달러 오르는 등 모든 모델의 제품 가격이 인상됐다. 반도체 칩 부족 등 공급망 문제는 물론 차량 제조에 쓰이는 알루미늄과 전기차 배터리에 필요한 리튬 등 원자재 가격 폭등이 테슬라의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WSJ는 분석했다. 재커리 커크혼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4월 “테슬라 차량 원가의 10~15%가 원자재 가격 변동에 노출돼 있다”며 “원가 상승이 1분기와 2분기 초까지 몇 주 동안 가속화했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잇따라 전기차 가격을 올리자 ‘카플레이션(카+인플레이션)’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휘발유 가격이 치솟자 소비자들이 전기차로 눈을 돌리면서 전기차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 휘발유 가격은 최근 사상 처음으로 갤런당 평균 5달러를 넘어섰다.

리비안,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루시드 등도 전기차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에드먼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미국 전기차 평균 가격은 6만달러를 돌파해 전체 자동차 시장의 평균 가격인 4만6634달러를 넘어섰다 클레이 맥도너 리비안 CFO는 “3월 이후 제품 수요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평균 판매 가격이 9만3000달러에 달하는 1만 개의 신규 예약 주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존 롤러 포드 CFO는 지난 15일 “가격을 (높게) 책정할 수 있는 분야가 하나 남아 있다면 그것은 전기차일 것”이라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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