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만 자위력 돕겠다"…中 "독립 시도땐 전쟁 불사"

아시아안보회의서 양국 국방
대만 문제 놓고 '정면 충돌'
미국이 10~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9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대만 문제를 놓고 중국에 연일 공세를 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며 미국의 대만 개입에 강력하게 반대해 온 중국은 대만 독립 시도에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맞섰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회의 둘째날인 지난 11일 본회의 연설에서 “오늘날 인도·태평양은 미국 대전략의 중심에 있다”며 이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만 인근에서 도발적이고 불안정한 군사 활동이 점증하는 것을 목격해왔다”며 “중국 군용기가 대만 인근에서 수개월간 거의 매일 비행했다”고 지적했다.오스틴 장관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유지하고 있으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현상 유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전제했다. 그는 “하지만 중국은 인도·태평양의 안보·안정 그리고 번영을 해치는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스틴 장관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계속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약속은 대만이 충분한 자위 능력을 유지하도록 지원하고, 대만인의 안보 또는 사회·경제 체제를 위협하는 힘 또는 강압에 반대하기 위해 미국의 능력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도 북한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 필요성과 함께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했다.

웨이펑허 중국 국방장관은 12일 본회의 연설에서 미국과 대만을 겨냥해 “대만 독립은 결코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누군가가 대만을 분열(중국에서 분리)시키려 한다면 중국군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일전을 불사하고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통일은 민족의 대업이자 역사의 대세이며 누구도, 어떤 세력도 막을 수 없다”고 했다.웨이 장관은 또 “어떤 국가는 대만 문제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과 약속을 저버리고, 대만독립 세력의 잘못된 행동을 지지하며 걸핏하면 ‘대만 카드’를 들고나온다”며 “일방적으로 포격을 가하는 국내법을 이용해 남의 나라 일과 내정에 간섭한다”고 미국을 비판했다.

그는 대만 집권당인 민진당을 향해 “그들은 양안이 하나의 중국에 속한다는 현상을 바꾸려 한다”며 “92공식(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인정하지 않고 점진적으로 대만 독립을 추구하며 외국 반중 세력의 앞잡이 역할을 하다가는 결국 장기판 말로 희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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