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값 2만원 시대…올해 외식품목 중 몸값 가장 많이 뛰었다

올해 외식 메뉴 가격 줄줄이 상승
치킨 가장 많이 올라
자장면·떡볶이·칼국수 등도 '고공행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치킨 가격 상승으로 '치맥(치킨+맥주)' 성수기인 여름 소비자들의 주머니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올 들어 외식 품목 중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이 치킨인 것으로 집계됐다. 자장면, 떡볶이, 칼국수 등 밀가루가 원재료인 서민음식의 가격 상승도 두드러졌다.

올 들어 외식 메뉴 가격 '상승'…1위는 '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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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109.81(2020=100)로 전년동월보다 7.4% 뛰었다. 지난해 12월보다도 4.2%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3.4%)을 상회했다.

올 들어 외식 품목 39개 가격이 모두 상승세를 나타냈다. 치킨, 자장면, 떡볶이, 칼국수 등 서민음식의 상승폭이 컸다. 특히 39개 외식 품목 중 치킨(올해 상승률 6.6%)의 상승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5월과 비교하면 가격이 10.9% 뛴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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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 가격 상승과 함께 지난해부터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도미노 가격 인상'이 현실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 교촌치킨이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업계 2위와 3위인 bhc치킨, bbq도 제품 가격을 1000~2000원씩 올렸다. 이에 따라 3대 치킨 프랜차이즈의 대표 메뉴는 모두 마리당 2만원대에 진입했다.각 프랜차이즈 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 원재료 가격 상승, 배달료 상승,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운영프로그램) 이용 증가에 따른 수수료 부담, 임대료 상승 등을 가격 인상 배경으로 꼽았다.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원재료인 닭고기의 경우 올해 들어서만 20%가까이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프랜차이즈에 납품되는 10호 닭고기 평균 거래가격은 지난해 12월 2983원에서 지난달 평균 3518원으로 17.9% 올랐다. 이달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가 지난 10일에는 3543원으로 뛴 상태다.

자장면·떡볶이·칼국수…밀가루 재료 외식메뉴도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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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밀가루가 주재료인 외식 품목의 상승세도 돋보였다.

올해 치킨에 이어 상승폭이 큰 외식 품목은 자장면(6.3%), 떡볶이(6.0%), 칼국수(5.8%), 짬뽕(5.6%) 등 순으로 집계됐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앞서 지난 3월 서울 지역 칼국수 가격이 처음으로 8000원을 넘은 데 이어 4월에는 자장면이 6000원선을 뚫었다. 서울 지역 자장면과 칼국수 평균 가격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각각 9.3%, 8.6% 뛰었다. 밀을 비롯한 곡물 가격 급등과 함께 밀가루 가격이 뛰었고, 이는 관련 외식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 안팎의 해석이다. 여름이 성수기인 냉면도 메밀 가격 급등 여파로 서울 지역 평균 가격이 지난 4월 1만원선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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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의 경우 세계 밀 수출 2위인 미국의 생산량이 지난해부터 작황 부진으로 급감한데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침공 여파로 가격이 뛰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초 t당 279달러 수준이던 국제 밀 가격은 지난달 420달러를 뚫었다. 국내 기업은 식용 밀을 미국, 호주, 캐나다 등에서 각각 수입하고 사료용 밀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여기에 인도의 밀·설탕 수출 제한 등으로 국제 곡물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졌다.

업계에선 우크라이나 사태로 올해와 내년 국제 밀 가격 상승, 국내 외식물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배합사료 및 식품제조업에 사용되는 곡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현시점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글로벌 식량 불안정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다.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은 밀과 옥수수 가격이 8% 추가 상승할 전망이고, 좀 더 심각한 영향을 가정하면 20% 정도의 추가 상승을 예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식을 비롯한 제반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5.4%를 기록해 올해 들어 처음으로 5%대를 넘어섰다.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2020=100)으로 전년동월보다 5.4% 상승했다. 전월(4.8%)보다 상승률이 0.6%포인트 확대, 5%대를 넘어섰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5%대를 넘은 것은 2008년 9월(5.1%) 이후 이후 13년8개월 만에 처음이다. 5월 기준으로는 2001년( 5.3%) 이후 21년 만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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