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미식을 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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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 끝의 럭셔리' 미식에 꽂힌 명품 브랜드
옷으로 여성에게 자유를 선물한 ‘패션 혁명가’ 가브리엘 코코 샤넬. 그에게 패션이란 단순히 옷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샤넬은 패션을 ‘살면서 접하는 모든 것’이라고 했다.

“패션은 바람에 깃들어 공기 중에 존재한다. 사람들은 패션을 느끼고 또 들이마신다. 패션은 드레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과 길거리에도 있으며 우리의 생각, 삶의 방식, 일어나는 모든 일과 관계를 맺고 있다.”샤넬의 말은 2022년의 우리에게 현실이 됐다. 명품 브랜드들이 제안하는 패션의 범위가 계속해서 넓어지면서다. 의상, 액세서리, 향수를 넘어 각종 소품과 가구, 이제는 ‘미식’에까지 이르렀다. 브랜드가 제공할 수 있는 모든 경험을 한데 묶은 콘셉트 스토어는 그 지역의 관광 명소가 된 지 오래다. 피렌체의 구찌 레스토랑 ‘구찌 오스테리아 다 마시모 보투라’, 도쿄의 샤넬 레스토랑 ‘베이지 알랭 뒤카스 도쿄’ 등은 미식가들을 유혹하며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서울에 구찌(한남동), 루이비통(청담동), 디올(성수동)이 식음료(F&B) 매장을 연달아 오픈했다. 이들 건물에 들어서면 가방, 향수, 주얼리 등 주력 제품이 진열돼 있고, 이어지는 상층부에 F&B 매장이 꾸려져 있다. 이곳에서 우리는 미각을 통해 브랜드의 역사를 맛본다. 가구와 식기, 음식에서 우리가 알던 럭셔리 브랜드의 로고와 스토리를 발견하는 재미는 덤이다.

짧게는 한 달간, 길게는 6개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만큼 예약 경쟁도 치열하다. 전용 앱으로만 방문 신청을 받는다. 한 달 치 예약이 수 분 내에 마감되기 일쑤다. 오랜 기간 폐쇄적 마케팅을 해온 명품 브랜드들이 더 많은 사람에게 문턱을 낮추는 이유는 뭘까. 미식의 세계에 뛰어들어 공간을 판매하는 명품의 비밀을 소개한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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