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영 선언' 29년 되던 날…이재용, 유럽행 비행기 올랐다

12일간 유럽 출장길
네덜란드·독일·프랑스 방문
반도체 장비 확보 사활
유럽 출장길에 오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2022.6.7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네덜란드 등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중동 출장 이후 6개월 만의 해외 출장으로, 유럽 반도체 장비 업체 등 전략적 파트너들을 만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오전 11시45분께 김포공항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전세기편을 이용해 유럽으로 출국했다. 이번 출장에서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와 독일, 프랑스 등 3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출장 기간은 이날부터 18일까지 12일간이다. 행선지로는 네덜란드만 공개됐지만 독일, 프랑스 등 인접 국가도 함께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도 이 부회장과 같은 비행기를 탔지만 이번 유럽 출장 일정 전체를 함께 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이 유럽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수인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장비 확보를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이 부회장은 2년 전인 2020년에도 EUV 장비 확보를 위해 ASML 본사를 찾아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바 있다.

이번 출장으로 삼성의 인수합병(M&A)에 속도가 붙을지도 관심사다. 네덜란드에는 오랫동안 삼성의 유력 M&A 대상으로 입에 오른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가 있다. 독일의 시스템 반도체 기업 인피니온 역시 M&A 후보군 중 하나다. 이 부회장은 이번 네덜란드 방문에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회동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또 영국에는 현재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매물로 꼽히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ARM이 있다. 최근 이 부회장과 팻 갤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 만남을 두고 양사가 컨소시엄을 이뤄 ARM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앞서 지난해 8월 가석방된 이 부회장은 같은 해 11월 미국으로 11일간 출장을, 12월에 3박 4일간 아랍에미리트(UAE)로 중동 출장을 다녀온 바 있다.

이날은 29년 전 고(故) 이건희 회장의 독일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1993년 6월7일)이 나온 날이기도 하다. 이건희 회장은 독일 출장 중이던 1993년 6월7일 임원들을 불러 모아 놓고 "바꾸려면 철저히 다 바꿔야 한다. 극단적으로 말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고 일갈하며 대대적 혁신을 요구했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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