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I가 밀어준 '로봇 캐디' 잘나가네

'로봇 강자' 대구기계부품硏

라이다 기반 스윙 분석 '헬로캐디'
티티엔지, 올초 美서 1000대 주문

20년 R&D로 지역 스타트업 지원
"신성장 기업 육성 플랫폼 될 것"
자율주행 기능이 적용된 티티엔지의 ‘로봇 카트’가 골프장에서 캐디 역할을 하고 있다. 티티엔지 제공
2014년 창업해 2년 전 지능형 로봇 카트 개발에 성공한 대구의 티티엔지는 요즘 국내외 골프장으로부터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이 회사가 제작한 추적주행 로봇 카트 ‘헬로캐디’는 골퍼를 따라다니며 골퍼의 스윙을 감지해 거리·타수를 계산해주고 앞뒤 팀 거리까지 관제하는 똑똑한 캐디 로봇이다.

올해 초 미국으로부터 1000대의 수출 주문을 받았다. 노캐디 골프가 일반화된 미국과 일본은 물론 국내 골프장들도 캐디 구인난이 심각해지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올해 매출은 70억원, 3년 뒤 700억원을 목표치로 세웠다. 헬로캐디는 세계 최초로 스윙인지 알고리즘 기술을 적용했는데도 가격은 해외 경쟁사 제품의 40%인 400만원에 불과하다. 비결은 각종 모터와 센서·통신·관제 기능을 구현하는 모듈을 국산화한 덕분이다. 이배희 티티엔지 대표는 “대구기계부품연구원(DMI)이 자율주행 로봇 개발에 필요한 구조역학, 내구성 시험은 물론 핵심 모듈과 요소기술 개발을 전폭 지원한 덕분”이라고 말했다.티티엔지 성공 사례에서 보듯 DMI는 신산업 기업 육성의 지원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DMI는 자율주행로봇(AMR)과 협동로봇, 전기 오토바이 등 모빌리티의 구동모듈, 전기차 배터리 충전교환 스테이션, 항공·우주 로봇부품 정밀가공 등 신산업 육성 4개 국책과제를 올해부터 본격 추진한다. DMI 110명의 직원 가운데 석·박사 인력이 80%를 차지한다. 20년간 기계, 로봇, 소재, 공구 분야 1000여 개 뿌리기업을 지원해온 경험과 연구개발(R&D)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스타트업의 성장을 적극 돕고 있다.

김진대 DMI 기계로봇연구개발본부장은 “로봇시장의 게임체인저인 서비스로봇의 기반(backbone) 기술은 사람을 따라다니는 AMR 기술”이라며 “대구가 지난해 국가로봇테스트필드로 선정되면서 AMR 같은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협동 로봇과 의료, 물류, 서빙 등 서비스로봇 개발에 도전하는 기업이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DMI는 내연기관 중심인 물류배송시장에서도 전기이륜·삼륜차 중심의 기술 지원 플랫폼을 구축했다. 지난해 말 현대자동차 계열사인 현대케피코, 대구의 삼보모터스, 고아정공, 전기이륜차 스타트업인 E3모빌리티 등 대·중·소기업이 참여하는 한국형 PM(퍼스널모빌리티) 실증사업을 시작했다.송규호 DMI 원장은 “미래 신산업은 구동모터와 센서, 배터리, 메타버스 관제,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요소 기술의 융합 경쟁력이 좌우한다”며 “자율주행로봇, 정밀기계가공, 배터리 시험 평가, 국가 간 교차인증 등을 통해 DMI가 신산업 기반 기술을 선점하고 신성장 기업을 육성하는 플랫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