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서비스 로봇 보험시장…서빙로봇에 이어 방역로봇도 보험 든다

실내 곳곳을 살균하고 공기를 정화하는 방역 로봇에 대한 보험 상품이 생긴다. 최근 식당, 카페, 병원 등에서 로봇을 도입하는 경우가 늘면서 그간 제조 현장의 산업용 로봇에 국한됐던 로봇 보험 시장도 넓어지는 분위기다. 방역 로봇을 비롯해 음식·물건을 옮기는 서빙 로봇,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 로봇 등 서비스 로봇 특화 보험 상품이 잇따르고 있다.

KT·DB손보, 로봇 보험 확대

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KT와 DB손해보험은 이달 중 방역 로봇으로 인한 손해를 보장하는 보험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양사가 지난해 국내 최초로 상용화한 서비스 로봇 종합보험 상품의 보장 범위를 기존 서빙 로봇 한정에서 방역 로봇으로까지 확대 변경한다. 방역 로봇에 대해 종합 보험을 적용하는 국내 첫 사례다.이 상품은 로봇으로 인해 사업장 내 물건이나 사람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대한 영업배상 책임보험, 로봇이 고장나 작동하지 않은 기간에 대한 휴업손해보험 등을 아우른다. 방역 로봇이 오작동해 물건이 파손되거나 사람이 다친 경우 로봇을 운용한 이의 과실 여부에 상관없이 200만원 내에서 치료비를 지급한다. 보상 한도는 건당 1000만원, 매장당 1억원으로 설계했다.

방역 로봇은 실내를 돌아다니며 살균·소독·공기정화 등을 해주는 서비스 로봇이다. 필터와 플라즈마를 활용해 미세먼지나 공기 내 바이러스를 제거하고, 자외선 파장(UVC)을 쏴 바닥을 살균하는 식이다.

방호복을 입은 방역 요원이 소독액을 분사하는 방식과 달리 24시간 상시 방역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때문에 병원이나 아동·노인복지시설 등 공공시설이 주요 수요처로 꼽히지만, 이들이 로봇을 선뜻 도입하기가 쉽지 않았다. 시설 이용자가 방역 로봇과 부딪혀 피해를 보기라도 하면 어떻게 할지 보험 기준이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기존엔 사업자가 일반영업배상 책임보험을 통해 포괄적 보상을 받거나, 방역 로봇에 대해 개별적으로 추가 담보 계약에 가입해야 했다”며 “전용 보험 상품을 통해 기준과 혜택이 분명해지면 방역 로봇을 쓰는 곳도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안내·교육로봇 보험은 아직

IT 기업들은 보험사와 손잡고 서비스용 로봇 전용 보험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아직은 서비스 로봇 중 가장 흔한 서빙 로봇 상품이 대부분이다.

지난달엔 롯데손해보험이 로봇 플랫폼 서비스 기업 빅웨이브로보틱스와 함께 서빙로봇·바리스타로봇에 대해 전용 보험상품을 출시했다. 로봇 오작동 시 피해를 비롯해 로봇이 만든 음식물에 대한 사고에 대해서도 배상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현대해상은 자율주행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에 서빙로봇 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서빙로봇의 기기 결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 보상한다.
안내, 교육, 노인 보조 등 각종 개인 서비스용 로봇에 대해선 아직 뚜렷한 보험 상품이 없다. 이제 막 움트는 시장이다 보니 로봇 운용 데이터가 적어 보험사가 보험상품 요율을 산정하거나 보상 한도를 정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서비스 로봇 관련 보험 상품이 늘어나면 로봇을 도입하는 곳이 더 많아지고, 이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로 더 상세한 보상 내역을 마련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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