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 똑바로 하라" 호통치던 박범계, 윤석열 대통령과 조우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과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만났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끝나면서 13일 의원직으로 복귀했다.두 사람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치고 반갑게 악수를 했다.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인 두 사람은 사석에서 서로를 형과 아우로 부르는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입장은 정권 교체 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박 의원은 지난 2020년 10월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검찰의 권한 남용 사례를 지적하며 "윤석열의 정의는 선택적 정의"라고 꾸짖었다. 아울러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에게 "자세를 똑바로 하라"며 호통을 치기도 했다.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2020년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박 의원이 윤 대통령에게 "자세 똑바로 하라. 지금 피감기관의 입장이다"라고 지적하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국감 태도를 거론하며 "추 장관보다 수십 배 예의 바르게 답변하고 있다"고 옹호했다.

장 의원은 "왜 증인마다 이렇게 위원장님의 지적이 달라야 하는지, 답변과 태도에 대해 누구는 지적받아야 하고 안 받아야 하는지 지적하고 싶다"라며 "추미애 장관은 야당 의원이 '장관님. 장관님. 장관님' 불러도 쳐다보지도 않았고 '소설 쓰시네' 등 27번 윽박지르고 야당 의원의 말에 비웃기까지 했다. 오만방자한 증인은 놔두고 윤 총장을 혼낸다는 건 말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당시 박 의원은 '옵티머스 사태' 수사와 관련해 "윤석열 총장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 온 '인디언 기우제식(비가 올 때까지 지내는 기우제) 수사', '무한대식 수사'를 했더라면 지난해 무려 1조원에 가까운 민간투자는 안 들어왔을 것"이라고 질타했다.박 의원의 질타에 윤 대통령은 "허, 참"이라며 탄식하기도 했다.

박 의원의 호통이 계속되자 윤 총장은 “과거엔 저에 대해 안 그러셨지 않았냐”며 서운함을 토로했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