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학생들 "전장연 강연 반대"

학내 커뮤니티 비판 여론 확산
"불법 집회 피의자…초청 부적절"
출근길 불법 지하철 점거 시위로 여러 차례 물의를 빚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의 서울대 로스쿨 강연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13일 서울대에 따르면 박 대표는 오는 18일 서울대 공익법률센터에서 ‘장애 인권, 시혜에서 권리로’를 주제로 강연을 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스누라이프 등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교내 공익법률센터에 전장연 박경석 초청강연? 실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시민단체 대표를 초청한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는 등 비판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서울대 국사학과에 재학 중인 박모씨(23)는 “전장연 주장이 장애인 인권에 대한 의견 전체를 대변한다고 볼 수 없다”며 “더군다나 잦은 지하철 집회로 법률을 위반해 시민들의 이동에 지장을 준 인사를 연사로 초대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 강연을 찬성하는 쪽에선 유죄 판결이 내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초청에 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전장연을 지지하는 학내 단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에 연대하는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변현준 대표는 “박 대표는 전장연 집회 대표 자격으로 강연하는 게 아니다”며 “장애인 인권법 전문가로서 장애인이 권리의 주체라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 강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공익법률센터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산하 공익법조인 진로교육 기관이다. 박 대표가 강연하는 ‘2022년 제2회 공익테이블’ 프로그램은 로스쿨 학생들이 공익인권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만나 진로를 모색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의 기획 행사다. 센터는 그동안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사회복지지부, 한국장애포럼 등과 협업해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제정 토론회를 여는 등 장애인 기본권 관련 활동을 해왔다. 서울대 공익법률센터 관계자는 “센터 내 공익법조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전장연과의 협업을 자주 해왔고 연사 초청도 그 연장선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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