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의 한국은행, IMF식 회의 매주 연다 [조미현의 BOK 워치]

한국은행이 매주 주요 경제 현안을 주제로 국제통화기금(IMF) 식 내부 회의를 열기로 했습니다. IMF에서 근무했던 이창용 한은 총재의 제안으로 시작되는 회의인데요.

9일 한은에 따르면 이 총재는 이르면 다음 주부터 매주 '서베일런스 미팅(surveillance meeting)'을 주재합니다. 형식적이지 않고 자유로운 토론이 이뤄지는 회의라고 합니다.이러한 회의는 IMF의 서베일런스 미팅을 모델로 합니다. 경제학이 아닌 법학을 전공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전 IMF 총재는 취임 후 매주 서베일런스 미팅을 갖고 경제 현안에 대해 단시간에 지식을 쌓았다고 전해집니다. IMF에서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이던 이 총재 역시 서베일런스 미팅을 준비하고 참석했다고 하는데요. 이 총재는 서베일런스 미팅을 한은에 제안하면서 "IMF에서 회의를 준비하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주제는 경제 현안입니다.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도 선택적으로 참석할 수 있습니다. 이 총재는 일선 부서에 "큰 부담을 갖지 말고 준비하라"고 신신당부했다고 합니다. 현안에 대해 결론을 내는 회의가 아닌 의견을 자유롭게 교환하고 브레인스토밍을 할 수 있는 가벼운 미팅으로 여기라는 주문입니다. 회의는 화상으로도 중계돼 지역 본부의 직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서베일런스 미팅을 신설한 것은 이 총재가 취임 직후 주문한 '소통'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이 총재는 취임사에서 "우리가 치열하게 고민하고 논의한 연구성과를 책상 서랍 안에만 넣어 두어서는 안 된다"며 "경제에 대한 정밀한 분석과 판단 자료를 더 많이 제공하고 커뮤니케이션 채널도 더 다양화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를 위해 내부 소통도 강화해야 한다는 게 이 총재의 판단입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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