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티 나야 아파트 값 오른다"…건설사들 '이것'에 꽂혔다 [김은정의 클릭 부동산]

사진 제공=GS건설
건설업계가 디자인 경쟁으로 뜨겁다. 단순히 아파트의 내외관을 잘 만드는 것을 넘어서 수요자들의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를 충족시켜야 잘 팔린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다. 건설사들이 아파트의 심미적 요소에 집중하면서 세계적인 디자인 시상식에서 수상하는 건설사들까지 나오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독일 아이에프 디자인 어워드에서 본상을 받았다. 디에이치 라클라스 주출입문주의 디자인을 인정받아서다. 아이에프 디자인 어워드는 독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미국 아이디어 디자인 어워드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 상으로 꼽힌다. 이번에 상을 받은 주출입문주는 아파트 외벽에서 시작해 지상까지 흘러내리는 형태로 디자인됐으며, 안쪽에는 수천 개의 발광다이오드(LED)를 설치해 야관 경관을 강조했다.삼성물산 역시 아이에프 디자인 어워드에서 본상을 받았다. 래미안 라클래시의 파고라(서양식 정자) 덕분이다. 이 파고라는 한쪽 벽면을 사계절 푸르게 유지되는 식물로 꾸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GS건설도 아이에프 디자인 어워드에서 과천자이 티하우스 스톤클라우드로 본상을 받았다. 건축물의 일부 요소가 아닌 건축물 자체로 본상을 받은 건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단지 내 휴식 공간인 스톤클라우드는 물 위에 떠 있는 구름을 형상화해 유리 외벽을 통해 주변 풍경을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수요자들이 아파트 조형 등이 주는 심리적 만족감에 큰 비중을 두면서 익스테리어(외관) 인력을 계속 보강하고 있다"며 "재개발·개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눈에 띄는 디자인도 한몫하고 있다"고 말했다.디자인 부문에서 중견 건설사들의 약진도 거세다. 대형 건설사들에 치여 국내 주택시장에서 먹거리가 줄면서 화제가 되는 디자인을 앞세워 인지도를 높이려는 취지다. 코오롱글로벌은 하늘채 아파트에 특화 조경 시설물을 선보이기로 했다. 하늘을 주제로 한 윈도우 파고라와 달·구름 등을 형상화한 시설물을 통해 아파트 상징성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호반그룹은 독특한 사옥 형태가 연상될 수 있도록 기업 안내책자를 제작해 아이에프 디자인 어워드에서 본상을 받기도 했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고급 파고라 등이 입소문 나면 집값에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아파트만의 브랜드 정체성이 담겨 있으면서도 이슈가 될 만한 디자인을 찾아내기 위해 유명 디자이너 물색에도 공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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