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 나들이 김아림, 시즌 첫 메이저퀸 오르다
입력
수정
1일 경기 포천 일동레이크GC(파72) 16번홀(파4). 김아림(27)의 두번째 샷이 그린 끄트머리에 걸렸다. 홀까지 거리는 13m. 김아림의 스트로크를 맞은 공은 그린을 가로질러 그대로 홀에 꽂혔다. 2개 홀을 남기고 3타차 선두로 올라선 순간, 김아림은 퍼트를 치켜들며 포효했고 갤러리들은 필드가 떠나갈듯한 함성으로 환호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크리스F&C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에서 김아림이 극적인 역전승으로 '메이저 퀸'을 따냈다. 2019년 7월 MY문영퀸즈파크 챔피언십 이후 2년 10개월 만에 달성한 투어 통산 3승이자 첫 메이저 우승이다. 김아림은 2020년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2021년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고 있다. 김아림은 이날 선두 김효주(27)에 3타 뒤진 공동 4위로 경기를 시작했다. 경기 내내 대회장에 몰아친 시속 20㎞가 넘는 강풍은 깃대와 함께 선수들의 경기력도 뒤흔들었다. 상위권 선수들이 보기를 쏟아내면서 스코어보드가 요동쳤다. 3라운드까지 선두를 지켰던 김효주는 후반 들어 빠르게 무너졌다. 11번홀(파4) 더블보기가 결정적이었다. 티샷이 벙커에 빠졌고 벙커샷은 55야드밖에 나가지 못했다. 3타만에 공을 그린에 올렸지만 퍼트 실수가 거듭되며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14번홀(파4)은 악몽이었다. 벙커에서 친 세번째 샷이 다른 벙커로 들어가면서 결국 트리플보기로 홀아웃했다. 김효주는 이날 하루에만 7타를 잃었다.
그사이 실수를 최소화한 김아림이 선두로 치고 올라왔다. 강풍 속에서도 전반에 버디 3개, 보기 2개로 선전한 그는 후반 파세이브를 이어가며 점수를 지켰다. 김아림은 "이날 핀 위치를 보고 스코어를 지키는 플레이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생각대로 경기가 잘 풀렸다"고 말했다.그 와중에도 특유의 장타가 빛을 발했다. 12번홀(파5)에서는 티샷에서 313.6야드, 15번(파5)홀에서는 324.8야드를 날렸다. 김아림은 "미국에서의 훈련이 오늘 어려운 상황에서 효과를 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일관성있는 플레이를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어요. 그런데 미국에 가니까 그거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한계를 느꼈고 다양한 샷을 구사하기 위한 훈련을 했죠. 그래서 오늘 골바람에서도 나름대로 대응을 잘했던 것 같습니다."
여기에 퍼트까지 더해지면서 김아림은 3타차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날 톱10에 든 18명 가운데 후반에 보기를 기록하지 않은 선수는 김아림이 유일하다.
이날 대회장에는 8000명의 갤러리가 몰렸다. 오랜만에 한국에서 갤러리를 만난 김아림은 내내 흥겨운 액션과 환한 미소로 필드의 분위기를 띄웠다. 퍼트를 놓쳐도 환하게 웃었고 파 세이브에 성공하면 배꼽인사로 갤러리들의 박수에 화답했다. 이제 김아림은 미국으로 돌아간다. 그는 "오늘 우승으로 제가 가고 있는 방향이 맞다는 확신과 자신감을 얻었다"며 "올해 최대한 많은 대회에 참가해 미국 코스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야 내년, 내후년 더 나은 선수가 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한국에서 가장 우승하고 싶었다는 KLPGA 챔피언십 타이틀을 따낸 그는 이제 US여자오픈 타이틀 재탈환을 노린다. 그는 "US오픈은 정말 다르다. 제가 잘해야 하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코스 세팅"이라고 말했다. 2020년 US여자오픈 우승자인 김아림은 지난해 커트탈락의 아픔을 맞봤다. "작년에는 크게 한 대 맞았거든요. 올해 상금도 크게 올랐으니 꼭 다시 우승하고 싶습니다."
포천=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크리스F&C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에서 김아림이 극적인 역전승으로 '메이저 퀸'을 따냈다. 2019년 7월 MY문영퀸즈파크 챔피언십 이후 2년 10개월 만에 달성한 투어 통산 3승이자 첫 메이저 우승이다. 김아림은 2020년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2021년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고 있다. 김아림은 이날 선두 김효주(27)에 3타 뒤진 공동 4위로 경기를 시작했다. 경기 내내 대회장에 몰아친 시속 20㎞가 넘는 강풍은 깃대와 함께 선수들의 경기력도 뒤흔들었다. 상위권 선수들이 보기를 쏟아내면서 스코어보드가 요동쳤다. 3라운드까지 선두를 지켰던 김효주는 후반 들어 빠르게 무너졌다. 11번홀(파4) 더블보기가 결정적이었다. 티샷이 벙커에 빠졌고 벙커샷은 55야드밖에 나가지 못했다. 3타만에 공을 그린에 올렸지만 퍼트 실수가 거듭되며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14번홀(파4)은 악몽이었다. 벙커에서 친 세번째 샷이 다른 벙커로 들어가면서 결국 트리플보기로 홀아웃했다. 김효주는 이날 하루에만 7타를 잃었다.
그사이 실수를 최소화한 김아림이 선두로 치고 올라왔다. 강풍 속에서도 전반에 버디 3개, 보기 2개로 선전한 그는 후반 파세이브를 이어가며 점수를 지켰다. 김아림은 "이날 핀 위치를 보고 스코어를 지키는 플레이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생각대로 경기가 잘 풀렸다"고 말했다.그 와중에도 특유의 장타가 빛을 발했다. 12번홀(파5)에서는 티샷에서 313.6야드, 15번(파5)홀에서는 324.8야드를 날렸다. 김아림은 "미국에서의 훈련이 오늘 어려운 상황에서 효과를 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일관성있는 플레이를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어요. 그런데 미국에 가니까 그거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한계를 느꼈고 다양한 샷을 구사하기 위한 훈련을 했죠. 그래서 오늘 골바람에서도 나름대로 대응을 잘했던 것 같습니다."
여기에 퍼트까지 더해지면서 김아림은 3타차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날 톱10에 든 18명 가운데 후반에 보기를 기록하지 않은 선수는 김아림이 유일하다.
이날 대회장에는 8000명의 갤러리가 몰렸다. 오랜만에 한국에서 갤러리를 만난 김아림은 내내 흥겨운 액션과 환한 미소로 필드의 분위기를 띄웠다. 퍼트를 놓쳐도 환하게 웃었고 파 세이브에 성공하면 배꼽인사로 갤러리들의 박수에 화답했다. 이제 김아림은 미국으로 돌아간다. 그는 "오늘 우승으로 제가 가고 있는 방향이 맞다는 확신과 자신감을 얻었다"며 "올해 최대한 많은 대회에 참가해 미국 코스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야 내년, 내후년 더 나은 선수가 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한국에서 가장 우승하고 싶었다는 KLPGA 챔피언십 타이틀을 따낸 그는 이제 US여자오픈 타이틀 재탈환을 노린다. 그는 "US오픈은 정말 다르다. 제가 잘해야 하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코스 세팅"이라고 말했다. 2020년 US여자오픈 우승자인 김아림은 지난해 커트탈락의 아픔을 맞봤다. "작년에는 크게 한 대 맞았거든요. 올해 상금도 크게 올랐으니 꼭 다시 우승하고 싶습니다."
포천=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