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봉쇄 임박했나…2000만명 PCR 검사

현장 리포트

30일까지 시민 90% 전수 조사
'집단감염' 차오양區 사실상 봉쇄

금융시장 출렁…위안화 급락
인민은행, 달러 풀어 환율 방어
상하이지수 이틀째 3천선 이하

강현우 국제부 기자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 당국이 사실상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에 착수했다. 베이징 전수 조사는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상하이에 이어 베이징까지 봉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중국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 방어에 나섰다.

감염자·봉쇄지역 늘어날 듯

베이징시는 26일과 28일, 30일 세 차례에 걸쳐 둥청구, 시청구 등 11개 구(區) 주민 전원을 대상으로 핵산(PCR) 검사를 시행한다고 26일 발표했다. 앞서 인구 360만 명인 차오양구가 전날부터 격일로 세 차례의 전수 검사에 착수했다.

베이징의 16개 구 가운데 이들 12개 구는 전체 인구(2021년 말 기준 2188만 명)의 9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사실상 전체 시민을 대상으로 검사하는 셈이다. 나머지 4개 구는 서울시만 한 면적에 50만 명 안팎이 사는 농촌 지역이다.

베이징의 지난 25일 기준 신규 감염자는 33명으로, 신파디시장발(發) 감염이 확산하던 2020년 6월 13일(36명) 이후 최다 기록이다. 신파디시장 사태 때 검사 인원은 160만 명이었다. 이번에 검사 인원을 대폭 늘린 데다 감염 경로가 불확실한 사례가 상당수여서 신규 감염자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베이징의 이번 집단감염은 차오양구의 한 중학교에서 22일부터 본격화했다. 25일까지 이곳 일대 감염자는 80명이다. 이들은 도심 병원 직원, 택배기사, 음식점 종업원 등이며, 밀접접촉자만 20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베이징시는 전날 차오양구 내 집단감염 발생지 약 15㎢ 지역을 임시 관리·통제구역으로 지정해 사실상 봉쇄했다. 감염자가 나온 아파트 등 주거지와 직장 건물 등에 대한 출입 차단 조치도 이어질 예정이다. 베이징시는 시내 문화·예술 활동, 스포츠 행사, 오프라인 사교육, 가정집 인테리어 공사 등도 잠정 중단했다.

인민은행, 외환지준율 첫 인하

베이징 봉쇄 가능성에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출되자 중국 금융당국이 환율 개입에 나섰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전날 은행들의 외화 지급준비율을 5월 15일부터 기존 9%에서 8%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외화지준율을 내리면 달러 유통량이 늘어난다. 급격한 위안화 가치 하락(환율 상승)을 방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인민은행의 조치에 힘입어 이날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장중 0.45% 하락한 달러당 6.5405위안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위안화 환율은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3%나 뛰었다. 인민은행이 외화지준율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4년 3%로 결정한 이후 2004년 3%, 2006년 4%, 2007년 5%로 올렸다. 이후 14년 만인 지난해 두 차례 7%와 9%로 올렸다.

중국의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에선 이번 환율 상승세가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런데도 당국이 상승세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외국인의 중국 자산 매도세가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 위안화로 표시된 자산들의 가치도 떨어진다. 외국인은 지난달 중국 채권을 역대 최대인 1125억위안어치 팔았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도 달러 유출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 투자자는 또 지난달 중국 주식을 역대 세 번째인 450억위안어치 순매도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32억위안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2014년 11월 홍콩증시를 통한 교차매매로 외국인의 중국 주식 투자가 본격화한 이후 두 달 연속 순매도가 나타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외국인 자금 이탈 여파에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 21개월 만에 처음으로 3000선이 깨진 데 이어 이날도 1.44% 하락했다. 인민은행의 조치에 힘입어 이날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0.15% 하락한 달러당 6.5495위안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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