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한국의 은행·기업들 철수하면 러시아는 세계와 타협할 것"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화상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회에서 화상연설을 갖고 "대한민국이 50년대 겪은 전쟁을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이겨냈듯, 우리도 국경을 지키는데 도움 필요하다"며 "한국의 군사장비가 있으면 러시아의 미사일을 이겨낼 수 있고, 한국의 국제기업들이 러시아와의 협력을 중단하면 러시아는 세계와 타협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화상연설을 갖고 한국의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지금까지 러시아의 고의적인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의 교육기관만 500곳 이상 파괴됐고, 수많은 병원을 잃었다"며 "이 전쟁은 러시아 정부의 잘못이지만, 그 국민들도 장려하는 전쟁"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민족성과 문화, 언어를 없애려 한다“며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도시에서는 민족활동가들과 더불어 우크라이나어를 가르치는 교사들이 가장 먼저 차출돼 학살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의 러시아 전면 철수와, 한국 군사장비의 직접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한국의 국제 기업들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완전히 중단해달라"며 "국제은행들이 러시아 금융체계와 협력을 중단하고,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철수해 세금을 내지 않는 등 러 경제를 지지하지 않으면 러시아는 세계와 타협할 것"이라고 요청했다.

또한 "한국이 가진 배와 비행기, 탱크가 있다면 러시아의 미사일을 막을 수 있다"며 "이것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목숨을 살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러시아의 공격을 받지 않도록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날 연설에는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정의당 지도부와 주요 의원들이 참석했다. 연설을 성사시킨 이광재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전쟁이 주는 단 하나의 메시지는 어떤 전쟁도 즉각 중단돼야한다는 것"이라며 "함께 맞서싸워야 우리는 인류의 위대함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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