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혁신안에 '도리도리 금지'…국민의힘 "제정신인가"

민주, 혁신안에 "도리도리 금지, 2분 스피치"
국민의힘 "尹 조롱, 안 하느니만 못한 혁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 통의동 회의실에서 열린 경제2분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 참여한 모습. / 사진=한국경제신문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당헌당규 개정을 통한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겨냥한 것으로 추정되는 '도리도리 금지'를 혁신안에 명시한 것을 두고 "당선인에 대한 조롱이다", "제정신이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7일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당선인을 향한 건강한 비판이 아니라 습관에 대한 조롱을 공당의 혁신안이라고 내놓은 민주당은 제정신이냐"며 "김영춘, 최재성 같은 민주당 86그룹 정치인들의 쇄신을 위한 정계 은퇴가 이어지더라도, 이따위 조롱과 비아냥을 혁신이라 하고 다닌다면 민주당의 진정성을 알아주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그러면서 "조롱과 희화화를 통한 정치는 자극적이어서 당장 극렬 지지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는 결국 우리 정치 전체를 좀먹을 것"이라며 "정치는 국민을 대변한다. 민주당은 더 이상 정치를 희화화해 국민을 부끄럽게 하지 말라. 진정으로 민주당 내의 정치교체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전날 구두 논평을 통해 "제발 싸우지 말고 민생을 위한 협치를 하라는 민심의 준엄한 명령에 고작 민주당이 내놓을 수 있는 대답이 당선인에 대한 조롱뿐이냐"며 "이쯤 되면 '혁신안'이 아닌 '퇴보안'이라고 불러도 될 지경"이라고 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당선인 배우자를 향해 저주와 막말을 퍼부은 것도 모자랐나. 또다시 구태로 돌아가 국민께 실망을 드리는 혁신이라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며 "민주당은 초조하거나 다급하면 어김없이 나오던 저주에 가까운 막말 답습을 이제 그만 멈추고 국민의 커지는 한숨 소리를 먼저 들으시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정당혁신추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제4차 혁신안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앞서 민주당 정당혁신추진위원회(혁신위)는 이날 ▲세대균형공천제 ▲당 지도부 선출방식 개편 ▲지방의회의원 동일 지역구 3선 연임 초과 제한 ▲선출직 공직자 평가 개선 ▲경선 가감산 및 할당제 개선 등을 담은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선출직 공직자 평가 개선'과 관련해 혁신위는 '선출직 공직자 정견 발표 및 토론회 의무화'를 제안하면서 '2분 이상 스피치, 도리도리 금지'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도리도리는 윤 당선인의 평소 습관을 비꼰 표현이다.

혁신위는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선출직 공직 후보자들이 2분 동안 후보자 간 토론회를 의무화할 것을 제안한다"며 "선출직 공직자라면 대본과 프롬프터가 없어도 국민께 자기 생각을 말씀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지난해 11월 윤 당선인이 국제 포럼 연단에 서서 준비한 연설문이 프롬프터에 보이지 않자 약 2분간 침묵한 해프닝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당시 윤 당선인 측은 행사 주최 측의 전적인 실수로 빚어진 해프닝으로, 돌발상황이 발생하자 주최 측의 안내를 기다린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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