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기근'…목소리 커진 '송영길 차출론'

임종석·강경화 등도 거론
오는 6월 서울시장 선거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기초의회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지방선거 특성상 중량감 있는 후보가 필요하지만,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후보군은 출마 의사를 접거나 다른 지역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서는 송영길 전 대표(사진)를 차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용기 의원과 이동학 전 최고위원, 박영훈 전국대학생위원장은 지난 26일 경남 양산 통도사를 찾아 송 전 대표를 면담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송 전 대표에게 서울시장 출마를 요청드렸다”며 “중량감 있는 후보가 있어야 청년 출마자들도 각자의 지역에서 잘 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대선 패배 이후 전국 주요 사찰을 순회하고 있다.송 전 대표를 향한 당 안팎의 출마 요구는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이수진 의원(동작을)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송 전 대표는 인천시장을 지낸 5선 의원이며 대선까지 지휘한 부족함 없는 후보”라며 “서울 부동산 이슈를 두고 작년 당대표 선거 때부터 생애최초 구입자 LTV(담보인정비율) 90%로 완화, 공시지가 속도 조절 등의 답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대외 활동을 중단한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도 이 의원의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송 전 대표에게 출마 권유가 잇따르는 이유는 기존 후보군들의 중량감이 부족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기초의원과 구청장 등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선거 운동 과정에서 시장 후보의 지원 유세나 ‘후광 효과’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로서 민주당 주요 정치인 가운데 출마가 확실시되는 인물은 재선 박주민 의원뿐이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대선에서 서울이 보여줬던 표심과 현역 오세훈 시장의 인기를 감안하면 서울시장 출마가 ‘독이 든 성배’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출마가 거론되던 주요 인사들도 불출마 의사를 드러내고 있다. 우상호 의원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역시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장 출마 후 민주당과 단일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는 경기지사 출마가 유력하다.이 상임고문의 후광이 있는 경기지사 자리엔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염태영 전 수원시장에 이어 조정식 의원(5선)이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선언한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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