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회동' 더 늦어지나

양측 만났지만 '靑 이전' 갈등에
추후 일정 합의 못한 채 헤어져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계획에 제동을 걸면서, 두 사람 간 회동 시점이 상당 기간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측 회동 실무 협의를 담당하는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윤 당선인 측 장제원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만나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을 위한 협의를 이어갔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헤어졌다. 한 관계자는 “양측이 그동안 이견이 두드러졌던 인사권 문제에서 이날도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고 전했다.지난 16일로 예정됐던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오찬 회동이 무산된 지 5일 만에 협상이 재개됐다. 정치권에서는 이르면 22일 내지 23일에 신구 권력 간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양측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좋은 결과를 도출하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확대관계장관회의 결과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해 “무리한 면이 있다”며 반대 의견을 밝히고 난 뒤 상황이 바뀌고 있다. 이번 회동을 통해 청와대 측에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협조를 요청하려던 윤 당선인 측도 적잖게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대통령 집무실 조기 이전 반대로 정국이 급속하게 얼어붙으면서 회동 불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청와대의 이 같은 반응이 회동 무산보다는 양측 면담 과정에 주도권을 잡기 위한 고도의 전략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됐다. 양측 모두 1차 회동이 무산된 이유에 대해 함구했지만, 정치권에선 감사원 감사위원 선임 등 정부와 공공기관 인사와 관련한 이견 때문이라는 얘기가 파다하다. 양측 회동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청와대는 NSC 개최 후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 당선인 측과 필요한 협의를 충분히 거쳐 최종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며 윤 당선인 측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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