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한국 미디어 거버넌스는 어떻게 변해왔나...《OTT시대 미디어 거버넌스》

1987년 민주화 이후 미디어 거버넌스 역사를 한눈에
현장의 경험을 토대로 생생하게 써내려간 미디어정책 변천사
미디어는 사람들의 눈과 귀다. 그러다 보니 권력은 항상 미디어를 장악하려고 한다. 국내에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영 방송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가 반복되는 이유다. 어떻게 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OTT시대 미디어 거버넌스》(공도훈 지음, 자유문고)는 이 문제를 파고든다. 1987년 민주화 이후 현재 문재인 정권까지 7개 정부를 거쳤다. 책은 이 7개 정부의 미디어 정책을 차례차례 살펴보며 한국의 미디어 거버넌스를 논한다. 저자는 “우리 정치 형태는 승자독식의 양극화된 정치 시스템이 지배하고 있다”며 “이는 그대로 미디어 거버넌스에 투영되고 있다”고 말한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공영 방송과 언론, 시민사회 단체가 진영을 형성해 상대 진영과 대립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책은 이를 벗어나 정치권과 행정부, 미디어 사업자와 수용자가 모두 책임감을 갖고 새로운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치와 자본으로부터의 독립, 공공성과 산업성을 조화라는 해묵은 과제는 이 책에서도 강조하는 방안이지만, 억지로 이를 주입하거나 강제하지 않는다. 책은 단순히 선언적 주장에 그치지 않고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책의 후반부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산업에 할애한다. 넷플릭슬 대변되는 글로벌 OTT 사업자들의 상황과 전략을 분석하고, 국내 사업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대안을 모색한다. 저자는 방송·통신 서비스 분류 체계를 정비해 OTT 등 새로운 서비스를 포괄할 수 있는 방송·통신 융합 법제의 토대를 마련할 것을 주장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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