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사나이' 김재철 회장, KAIST 'AI 명예박사' 됐다

AI 인재양성에 사재 500억 기부
"이젠 데이터 바다 개척하는 시대"
18일 대전 KAIST 대강당에서 열린 학위 수여식에서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답례사를 하고 있다. /동원그룹 제공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한국 인공지능(AI)산업에 기여한 공로로 KAIST에서 명예 과학기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KAIST는 18일 대전시 본원 대강당에서 열린 2022년 학위 수여식에서 김 명예회장에게 과학기술학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했다. 김 명예회장은 AI 인재 양성을 위해 2020년 KAIST에 사재 500억원을 기부했다. KAIST는 지난해 AI대학원의 명칭을 ‘김재철 AI대학원’으로 변경했다.김 명예회장은 명예 박사학위를 받은 뒤 “과거가 대양을 개척하는 대항해시대였다면 오늘날은 데이터의 바다를 개척하는 AI의 대항해시대”라며 “KAIST가 한국이 데이터 대항해시대 리더로 도약할 수 있는 글로벌 핵심 인재를 양성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기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원양어선 말단 선원으로 시작해 종합식품회사와 금융 분야를 아우르는 재계 42위의 대기업을 일군 김 명예회장은 국가의 미래가 AI 혁명에 달렸다고 수년 전부터 강조해왔다. 2019년 4월 은퇴를 선언하는 자리에서는 “변화의 시대에 먼저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고, AI를 이해하지 못하면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김 명예회장은 2018년 야타베 다케시가 쓴 《미래IT도해, 지금부터의 AI비즈니스》 등을 직접 번역해 임원들과 공유하기도 했다.

퇴임한 이후엔 본격적으로 AI 인재 양성과 기술 확보에 매진했다. 동원그룹은 2019년 KT가 주도하는 AI 기술 산학연 협의체 ‘AI원팀(AI One Team)’에 합류했다. 계열사인 동원산업은 한양대에 30억원을 기부해 국내 최초 AI솔루션센터인 ‘한양 AI솔루션센터’를 설립했다.동원그룹은 김 명예회장의 철학에 따라 2019년 그룹 전반에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 산하에 AI 전담 조직을 신설해 계열사별로 AI 과제를 발굴하고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 도입하고 있다.

이날 학위 수여식에는 김 명예회장, 박인구 부회장 등 동원그룹 관계자를 비롯해 이광형 KAIST 총장과 교직원, 재학생이 참석했다. 이 총장은 “김 명예회장은 일생을 국가 경제 발전과 인재 양성에 힘써 온 불굴의 기업가”라며 “한국 AI산업 발전과 인재 양성, 이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공로로 학위를 수여한다”고 밝혔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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