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애플'과 다른 삼성…넷플릭스·틱톡과도 손잡았다

삼성전자, 폐쇄적 정책 유지하는 애플과 대조적
노태문 사장 "개방성이 의미 있는 발전 이끈다" 강조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1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갤럭시 언팩 2022' 행사에서 '갤럭시 S22 울트라'(왼쪽)와 '갤럭시 S22'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개방'과 '협력'을 강조하며 애플과의 차별성을 부각했다. 자체 운영체제(OS)를 사용하고 설치 소프트웨어까지 엄격하게 통제하는 애플의 폐쇄성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삼성의 갤럭시 생태계 확장을 알려 눈길을 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사진)은 지난 10일 열린 갤럭시 언팩 질의응답에서 "갤럭시 생태계의 철학은 간단하다. 우리는 개방성이 원동력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회사들이 그들의 생태계에 이용자를 가두길 원하는 산업에서, 삼성은 왜 개방을 옹호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생태계에 이용자를 가두는 대표적 사례가 바로 애플이다. 폐쇄적 생태계를 구축하고 충성 고객층에 어필하는 게 애플의 방식.

이처럼 자사의 서비스만 쓰도록 폐쇄적 정책을 유지하는 데 반해 삼성은 왜 다른 기업에 개방하며 협력하는 전략을 쓰느냐는 질문을 하자, 노 부장은 간접적으로 애플의 폐쇄적 정책을 비판하면서 삼성전자 갤럭시 생태계의 확장성을 자연스럽게 홍보했다.

애플의 폐쇄적 정책은 유명하다. 자사 앱에서만 앱결제를 허용한 인앱결제 방식이나 반드시 공식 지정업체에서만 사후서비스(AS)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정책 등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갑질' 논란을 빚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애플의 폐쇄적 정책에 대해 "벽으로 둘러싸인 정원(walled garden)"이라고 비판할 정도다.애플은 이같은 폐쇄성을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켜 두터운 마니아 층을 확보했다. 한 번 애플의 생태계에 들어가면 빠져나오기 힘들단 얘기다. 폐쇄적 정책을 자사 충성도로 직결시키는 전략.
10일 열린 갤럭시S22 2022 언팩에서 삼성과 넷플릭스의 협업을 소개하는 모습/사진=갤럭시S22 2022 언팩 영상 캡처
반면 삼성전자는 애플에 대항하며 내세운 전략적 포인트가 '협력'과 '개방'이다. 애플과는 달리 더 많은 기업과 협력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이를 통해 이용자들이 갤럭시 기기를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방향이다.

이러한 삼성전자의 기조는 이번 언팩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S22에서 콘텐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동영상 플랫폼과의 협력 범위를 넓혔다. 대표적 사례가 언팩에 등장한 넷플릭스와의 협업 '브리저튼×갤럭시S22', 워너브라더스와 만든 '배트맨x갤럭시탭S8' 영상이다. 특히 브리저튼이 등장한 영상에서는 '매킨토시 경' 물벼락을 맞는 장면을 연출해 애플의 방수 기능을 조롱하기도 했다는 해석이 나왔다.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S22 언팩에서 스냅챗,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양한 정보기술(IT) 기업과의 협업 사례를 공개했다. 넷플릭스의 경우 2020년부터 삼성전자와 협력하고 있다.
사진=갤럭시S22 2022 언팩 동영상 캡처
갤럭시 기기 간 연동도 삼성전자가 신경 쓴 부분이다. 애플은 이미 자사 OS인 iOS를 사용하면서 기기간 연동이 자연스럽게 구축됐다. 삼성은 그간 스마트워치 시리즈에 자사 OS 타이젠을 썼지만, 이번 갤럭시워치4에는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하며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간 연동을 강화했다. 특히 이번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이 자연스럽게 스마트워치에 연동되도록 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노 사장은 "파트너와 협력하고 아이디어를 공개적으로 공유해 발전하는 것이 혁신을 더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개방성이 더 많은 사람에게 의미있는 발전을 이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