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법 변경 재검토 요청 현산이 묵살"

'광주 붕괴 아파트' 감리인 진술
광주 HDC현대산업개발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과정에서 시공사인 HDC현산이 공법 변경에 대한 감리의 구조 검토 요구를 묵살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28일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감리 두 명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HDC현산 측이 이번 붕괴사고의 시발점으로 지목된 39층 슬래브 공법 변경에 대한 구조 검토 요청을 묵살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HDC현산과 철근 콘크리트 하청업체는 39층 슬래브 타설 공법을 재래식 거푸집 설치 방식으로 하기로 했다가 지지대 설치를 최소화할 수 있는 ‘데크 플레이트’(데크)를 활용한 공법(무지보 공법)으로 변경했다. 감리는 데크를 활용한 공법 변경이 설계 변경에 해당한다고 판단, 구조 검토를 거쳐야 한다며 자료 제출을 HDC현산 측에 요구했지만 “자료를 끝내 받지 못했다”고 했다.

39층 슬래브 콘크리트 타설 시 표준시방서 규정을 어기고 동바리를 철거한 것에 대해서는 “확인 안 한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경찰은 붕괴사고의 주요 요인으로 하부층 동바리 미설치, 데크 공법 적용 시 역보(‘ㅗ’자형 수벽) 무단 설치 등을 지목했다. HDC현산 관계자들은 지난 26일 경찰 소환조사에서 동바리 미설치와 역보 무단 설치에 대해 ‘하청업체가 임의로 한 일’이라는 취지로 답한 바 있다.

수사본부는 현재까지 총 11명을 업무상 과실 치사와 건축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했다. 이 중 HDC현산 관계자는 현장소장, 공사부장, 안전관리 책임자급 직원 4명 등 총 6명이다. 나머지 입건자는 하청업체 현장소장 1명, 감리 3명 등과 계약 비위 관련 혐의로 입건된 하청업체 대표 1명이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39층 공법 변경이 설계 변경을 거쳐야 했는지는 검토해봐야 한다”며 “관련자 진술을 비교 분석하며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경찰 수사와 별도로 중앙사고수습대책본부는 실종자 수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수본은 이날 구조대원 200여 명과 장비 49대, 인명구조견 네 마리와 드론 네 대를 투입해 구조 작업을 진행했다.

중수본은 실종자들이 잇따라 발견된 27~28층의 2호실을 집중 탐색했다. 25일과 27일 붕괴된 건물 27~28층에서 실종자 2명이 잇따라 발견됐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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