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쓴 전자담배기기 재활용…담배업계도 ESG

BAT, 편의점에 '글로' 수거함
"플라스틱 등 자원순환 실천"
필립모리스, 종이 포장재 확대
담배업계가 제품 생산과 유통은 물론 전자담배 기기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친환경 정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의 일환이다.

BAT로스만스는 이달부터 수명이 다한 전자담배 기기 글로의 반납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26일 밝혔다. BAT로스만스는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 편의점 50여 곳에 친환경 재활용 소재로 제작한 글로 전용 수거함(사진)을 설치했다. 앞으로 수거함을 대폭 늘려나갈 계획이다.BAT로스만스 관계자는 “수명이 다한 전자담배 기기를 거둬들여 기기 내 플라스틱과 알루미늄 소재를 재활용함으로써 자원 순환을 실천해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BAT는 지난 6월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 에코패키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경남 사천 공장에선 지난달부터 친환경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사천공장 건물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내년에 주차장을 포함한 시설 전반에 1만6000㎡의 태양광 발전 모듈을 확장 운영한다.

김은지 BAT로스만스 대표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하기 위해 제품 생산뿐만 아니라 유통과 소비 전 과정에 걸쳐 ESG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 13일 ESG 경영 가속화를 위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연간 48t 줄이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를 위해 제품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친환경 포장 자재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이코스 기기와 관련 제품을 배송하는 데 사용되는 완충재, 테이프 등의 플라스틱 배송 포장재는 친환경 종이 소재로 순차적으로 교체한다. 전국 약 10만 개 소매점에 연간 6~7회 설치하는 광고물도 친환경 소재로 바꾼다.

필립모리스, BAT 등 담배업체들은 제품에서도 소비자 건강에 덜 해로운 비연소 제품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필립모리스는 2030년부터 영국에서 연초 담배 제품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BAT는 2030년까지 비연소 제품 소비자를 5000만 명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담배업체들은 흡연 소비자의 인식 변화를 위해 궐련형 전자담배가 연초형 담배에 비해 유해성이 낮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이 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7월 발표한 담배 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2억1030만 갑으로 전년 동기(1억8090만 갑) 대비 16.2% 증가했다. 이는 국내 전체 담배시장의 15%에 가까운 규모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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