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풀렸다는 정부…온라인에선 "어디 있단 말이냐"

현장에서

노유정 생활경제부 기자
“정부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요소수를 살 수 있다는데 막상 파는 곳을 못 찾겠어요.”

지난 8일 쿠팡과 티몬, 롯데온 등 주요 e커머스에서는 ‘요소수’가 검색어 상위에 올랐다. 롯데온에서 1위, 쿠팡과 티몬에서는 8위였다. 정부가 외국산 요소수에 한해 이날부터 온라인 쇼핑몰(e커머스)에서도 판매를 허용해서다.그러나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외국산 요소수를 여전히 사기 어렵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막상 요소수를 파는 e커머스를 찾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기자가 8일 오전 쿠팡, 네이버쇼핑 등 주요 e커머스를 둘러본 결과 판매용 요소수는 대부분 주문 후 받기까지 두세 달이 걸리는 해외직구 물량이었다. 9일에도 온라인몰에 등록된 요소수는 5건 이하였다. 가격도 10L당 3만원 안팎으로 요소수 대란 전 가격(10L에 1만원 이하)을 한참 웃돈다.

정부는 지난달 11일부터 요소수 판매를 주유소로 제한했다. 중국발(發) 요소수 대란으로 인한 사재기를 막겠다는 명목이었다. 이를 약 한 달 만에 푼 것은 요소수 수급이 정상화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재 수입업체들의 요소수 재고는 약 690만L다.

재고는 충분했지만 유통 메커니즘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e커머스 업체들은 당장 시중에 풀 요소수 물량이 없는 상황이다. 요소수 판매가 금지된 한 달간 수입업체들과 e커머스의 관계도 멈췄기 때문이다. 직매입 비중이 90%에 이르는 쿠팡마저 자체 요소수 재고가 없다. e커머스 관계자는 “현재 요소수 판매는 오픈마켓 입점업체들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했다.그렇다고 입점업체들이 물량을 당장 늘릴 수도 없다. 요소수는 환경부 인증을 받아야 판매할 수 있어서다. e커머스는 입점업체들이 판매하려는 요소수가 환경부 인증을 받았는지 전수검사를 해야 한다.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환경부가 이 사안을 놓고 온라인쇼핑협회 및 주요 e커머스들과 간담회를 연 건 지난 3일이다. 업계 의견을 수렴한 뒤 이틀 후 ‘내일부터 온라인쇼핑몰에서도 요소수를 팔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e커머스 관계자는 “간담회 직후 담당 바이어들이 급하게 입점업체에 접촉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며 “8일부터 요소수 온라인 판매를 허용한다는 사실을 7일 기사로 안 플랫폼들도 있다”고 토로했다.

요소수 대란을 하루라도 빨리 해소하려는 정부의 의도는 좋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마음만 다급했을 뿐 e커머스 물류의 속성은 간과한 측면이 있다. 결과적으로 화물차 기사 등 생계를 위해 당장 요소수가 급한 소비자에게 와 닿지 않은 대책을 내놨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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