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했어 올해도…와인 한 잔에 꽁했던 마음이 술술

연말 모임에 어울리는 와인

친구·동료들과 포부 다질 땐
'베라차노 키안티 클라시코'

대통령의 와인 '돈 막시미아노'
격식있는 자리에 잘 어울려
팬데믹은 연말 모임 풍경도 바꿔놨다. 회식 대신 홈파티가 늘었다. 삼겹살에 맥주와 소주를 먹던 이들은 각자 집에서 소규모로 방어 등 제철음식과 함께 와인을 즐긴다.

와인은 옛날부터 대화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최고의 매개체로 여겨졌다. 고대 그리스 극작가 아이스킬로스는 “청동이 겉모습을 비추는 거울이라면, 와인은 영혼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했다. ‘철혈 재상’이라 불리는 독일 비스마르크도 “물은 우리 사이를 갈라놓지만, 와인은 우리 사이를 이어놓는다”고 말했다.와인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함이다. 와인의 종류는 하늘의 별보다 많다고 한다. 해변의 모래알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만큼 스토리가 다양하다. 올 연말 모임에 와인 이야기를 곁들이는 건 어떨까. 연말 모임에 담을 와인을 소개한다.

대통령의 와인

내년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이들에겐 ‘베라차노 키안티 클라시코’를 추천한다. 이 와인은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의 ‘카스텔로 디 베라차노’에서 생산한다. 15세기 대항해 시대에 미국 동부 해안과 뉴욕항을 처음으로 발견한 탐험가 조반니 디 베라차노가 태어난 성이다. 뉴욕시는 베라차노의 도전과 모험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65년 허드슨 강에 베라자노 다리를 건설했다.베라차노 키안티 클라시코는 뉴요커에게 가장 인기있는 이탈리아 와인이기도 하다. 진한 루비색을 띠며 잘 익은 체리와 블랙베리의 과일 향이 풍부하게 피어오른다. 적절한 산도와 부드러운 타닌이 조화롭다. 티본스테이크와 파스타, 피자 등 이탈리아 음식과 잘 어울린다.

칠레산 와인 ‘돈 막시미아노’는 2022년 키워드인 ‘대통령’을 떠올린다. 돈 막시미아노 와인을 생산하는 에라주리즈 와이너리는 칠레에서 네 명의 대통령을 배출했다. 칠레 와인의 품질을 세계에 알린 베를린 테이스팅에서 프랑스 1등급 샤토를 물리치고 5회나 1위를 차지한 에라주리즈의 최정상 와인이기도 하다.

돈 막시미아노는 병과 라벨에서 느껴지는 중후함이 남다르다. 벽돌빛 레드 컬러에 우아하고 복합적인 풍미가 매력적이다. 허브를 곁들인 감자 요리와 스테이크, 치킨, 양고기 등 육류 요리는 물론 각종 샐러드와 궁합이 잘 맞는다.

마릴린 먼로의 샴페인

샴페인으로 가볍게 연말 모임을 시작하는 것도 좋다. 지난 7월 국내 처음 출시된 샴페인 ‘골든 블랑’은 화려한 연말 모임에 어울린다. 215년 역사의 프랑스 볼레로 샴페인 하우스가 생산한 골든 블랑의 오각형 라벨엔 사랑과 우정, 빛나는 성공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라벨에 새겨진 흰색 페가수스는 가장 마시기 좋은 최적의 온도로 칠링하면 핑크색으로 변한다. 골든 블랑 브뤼는 딸기와 치즈류는 물론 굴, 캐비어, 초밥, 회, 해산물과 다양하게 조화를 이룬다.‘파이퍼 하이직 퀴베 브뤼’는 잠자기 전 샤넬 넘버5 향수를 뿌리고 아침에 일어나 샴페인 한 잔을 마셨다는 마릴린 먼로가 사랑했던 샴페인이다.

통상 기포가 오래 유지되면 좋은 샴페인으로 보는데 파이퍼 하이직이 그렇다. 섬세한 기포를 끊임없이 내뿜는다. 서양 배, 붉은 사과의 아로마에 약간의 시트러스 향이 더해졌다. 초밥, 생선회 등과 함께 마시면 좋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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