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집, 플랫폼에 녹여낸 ‘연결 경험’

한경 CMO Insight 「케이스스터디」

상황별 맥락 읽어내는 ‘컨텍스트’로 승부
고객 사례 공유로 영향력 확산 유도
사용자 앱에 잔류시켜 구매까지 연결
이승재 버킷플레이스 대표 / 사진=버킷플레이스
집 꾸미기는 어렵다. 의사결정 과정이 복잡하고 긴 반면, 매일 사용하는 서비스는 아니다. 인테리어 업체 입장에선 고민이다.

서비스 이용 주기가 긴 편이거나, 단발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고객을 데려오는 것은 매번 난관인데,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비용이 빠져나간다.여러 가구와 소품이 크고 작은 공사와 얽히고설키는 점도 변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시장이 복잡하게 형성되어 있고, 규모 자체를 떠나 인테리어 분야별로 촘촘히 나뉘기도 한다.

관련 서비스들이 파편화된 가운데, 인테리어 콘텐츠 플랫폼 ‘오늘의집’은 어려운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 시공 중개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서비스 영역 모두 성과를 냈다.

하나의 플랫폼 내에서 각종 인테리어 서비스 사용자를 확보한 경우는 현재까지도 드물다. 오늘의집의 올해 상반기 전체 누적 거래액 2조원을 달성했으며, 앱 누적 다운로드는 2000만 회를 넘어섰다. 월 거래액은 지난 8월 기준 1500억원을 기록했다. 오늘의집 운영사인 스타트업 버킷플레이스는 최근 1000억원 상당의 투자유치를 진행하고 있는데, 투자자들에게 평가받는 기업가치는 1조5000억원에서 2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버킷플레이스가 꼽은 성공의 비결은 ‘통합과 확산’이다. 치열하게 움직여 온 마케팅 전략은 이를 가능케 했다.

현재까지 버킷플레이스가 펼쳐온 마케팅 사례를 톺아보면, 앞으로가 더욱 격전일 인테리어 시장에서 이들이 추구하는 방향까지도 내다볼 수 있다. 사용자를 모아 감성을 공유하고, 구매 과정을 밀착시켜 수익을 연결 짓는 오늘의집의 전략엔 특별함이 숨어있다.

상황 1 랜선 집들이, 할 곳은 많다
도전 1 규모의 경제로 대표성 확보

오늘의집은 새로운 서비스가 아니었다. 비슷한 규모의 경쟁사들이 있었고,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네이버 블로그를 중심으로 개개인들이 이른바 ‘랜선 집들이’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었다.

업체들은 늘어나는 반면, 이런 콘텐츠를 만드는 에디터들은 한정돼 있다 보니 콘텐츠가 여러 플랫폼에 중복 사용되는 등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졌다. 오늘의집은 신규 사용자 확보를 위해 기존과 다른 마케팅 전략을 전개했다. 당장 구매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가입된 이들이 인테리어 콘텐츠를 탐색하고 마음에 드는 콘텐츠를 스크랩하도록 했다.

최종적으론 비슷한 취향을 따라해 콘텐츠를 직접 업로드하는 경험을 하도록 꾸준히 유도했다. 1회 성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바로 이탈 가능한 웹 대신, 처음부터 앱을 사용하도록 사람들을 모았기에 가능했다.

더 많은 사용자가 모일수록 업로드되는 사진수는 늘었다. 댓글과 좋아요로 자신의 취향을 표현하고 소통을 이어가는 이들은 무리를 만들었다. 콘텐츠를 통해 자신의 취향과 능력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 본연의 심리를 활용한 것이다. SNS 작업도 병행했다.

오늘의집 인스타그램 채널 팔로워 수는 현재 129만 명에 달한다. 이 채널을 통해 사용자의 집을 소개하고, 마치 인테리어 매거진에 소개된 것과 같은 채널 영향력을 주고자 했다.

랜선 집들이라는 콘텐츠에 대한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해 위해 매년 말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연말 시상식처럼 ‘올해의집 어워드’를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한 해 동안 오늘의집을 통해 소개된 집들 중 가장 많은 호응을 받은 집들을 소개하고, 투표를 통해 단 하나의 ‘올해의집’을 선정해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상황 2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장기화
도전 2 ‘컨텍스트 마케팅’으로 연령대 확장

코로나19로 집은 새로운 의미를 가지는 공간이 됐다. 재택근무가 늘고, 여가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비중이 높아졌다. 기존 오늘의집의 사용자는 1인 가구 비중이 높았지만 상황이 바뀌어가고 있었다. 버킷플레이스는 사회적 상황을 바탕으로 앱 사용자 폭을 전 연령대로 넓히고자 했다.

마케팅 방식을 바꾸는 것부터가 시작이었다. 기존에 진행하던 마케팅은 원룸 중심의 ‘비포&에프터(before & after)’ 등을 소개하며 집을 꾸미고 싶은 욕구를 시각적으로 자극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오늘의집은 코로나19로 인해 집을 이용하는 방식이 다양해지는 맥락을 고려해 ‘컨텍스트 마케팅’을 펴기 시작했다. 재택근무를 하며 일 하기 좋은 홈 오피스 공간을 소개하거나, ‘달고나라떼’ 유행을 바탕으로 홈 카페 추천 아이템을 선보이는 식이다.

동시에 SNS로는 ‘집콕생활 노하우’ 등 공감형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참여 이벤트들을 만들어 집에서 머무는 시간을 공유하는 경험을 제공했다.

코로나19로 옥외 광고 노출량이 줄어든 부분에선, 아파트 엘리베이터 광고를 시도했다. 상황이 쉽지 않지만, 디지털 외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연령대를 확보하기 위한 시도였다.

아파트 광고에선 시즌별 홈 스타일링 트렌드나 계절별 프로모션, 인기 아이템을 소개해 브랜드를 지속 노출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오늘의집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35세 이상 사용자의 비중이 24%에서 40% 수준으로 뛰었다.

상황 3 콘텐츠는 봤는데, 구매는 ‘없음’
도전 3 ‘커머스 연결 경험’으로 이익 연계

오늘의집에 연출된 인테리어 사진은 오프라인 쇼룸과 역할이 같다. 상품과 가격이 바로 보여지기 보다, 공간 전체의 모습을 보인다.

오늘의집이 콘텐츠와 함께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가격 비교와 최저가 구매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쉽사리 돈을 쓰지 않았다. 오늘의집에서 콘텐츠 스타일링을 참고한 후 다른 곳에서 구매하는 비중이 적지 않았다.

‘연결 경험’은 마케팅 조직이 집중한 최우선 과제였다. 우선 가입 단계에서 다양한 금액대의 할인이 가능한 쿠폰팩을 제공해 가격 경쟁력을 더했다. 콘텐츠 내부 태크 버튼을 편리하게 구성해, 제품 정보를 손쉽게 확인하고 바로 구매 페이지로도 연결되는 기능도 마련했다.

더불어 제품 조회, 스크랩 등 관심을 보이고도 이탈한 유저들에겐 행동 패턴을 기반으로 ‘리타게팅(retargeting) 광고’를 집행하는 비중을 늘려갔다.

구매 경험은 긍정적으로 느끼도록 했다. 매년 8월 말 이사 철을 맞이해 ‘오늘의집 페스티벌’이란 할인 행사를 열었다. 장바구니에 제품을 담기만 하면, 추첨을 통해 총 1억원의 금액을 대신 결제해 주는 식이다. 이벤트에 참여한 유저의 구매 전환율은 일반 유저에 비해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인스타그램에 개인이 담은 장바구니를 ‘#1억원플렉스’ 해시태그로 인증한 유저가 7000명 이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고객이 물품을 보고 구매하는 전 과정에 마케팅 전략이 얽혀든 것이다.

■ 마케터를 위한 포인트

오늘의집은 집을 꾸미고자 하는 수요가 있을 때만 사용하는 서비스다. 음식 배달이나 숙박 등 업종과 결이 다르다. 다만, 상대적으로 고관여 서비스다. 소비자가 사용을 결심한다면, 적극적 정보 탐색과 집중 소비가 이뤄지는 특징이 있다.

결국 인테리어에 대한 정보를 탐색하는 시점부터 고객을 자사 플랫폼으로 진입시키는 전략이 가장 중요하다. 오늘의집이 마케팅에서 ‘원스톱 고객 경험 완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이를 위해 기업이 직업 소유한 미디어인 ‘온드미디어’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서비스 영역 또한 콘텐츠와 이커머스(전자상거래)를 넘어 시공과 수리까지 넓혔음을 알려왔다. 우연히 진입한 사용자가, 어떠한 서비스를 요구하더라도 플랫폼 내부에서 처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다.

커뮤니티 기반의 마케팅 전략은 사용자 확대의 근간을 이룬다. 인테리어 서비스는 소비자가 변화를 가장 가까이서 체감한다. 일상의 변화를 느끼는 사람이 플랫폼 내에서 자신의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고, 영향을 받은 다른 소비자가 다시금 감정을 확산하는 전략은 오늘의집 서비스의 본질 가치와도 연결된다.

버킷플레이스 관계자는 “집을 잘 꾸밀 수 있다는 영감과 도움을 주고, 결과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서비스가 되기 위해 고민을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이시은 기자

■ 전문가 코멘트


□ 천성용 단국대 교수

문제를 인식한 소비자들은 “정보 탐색(Information Search)” 단계로 넘어간다. 정보 탐색은 말 그대로 구매 의사 결정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찾는 단계이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내가 선택 가능한 브랜드들이 무엇이 있는지부터 떠올린다.

예를 들어, 새로운 계절을 맞아 홈인테리어를 바꾸고 싶은 소비자들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들은 먼저 원하는 제품을 살 수 있는 브랜드, 혹은 쇼핑몰 사이트를 떠올릴 것이다. 마케팅 이론에서는 이렇게 내적 탐색을 통해 머리 속에 떠오르는 후보 브랜드들의 집합을 “상기상표군(Evoked set)”이라고 한다.

그런데, 고관여 제품의 경우 보통 상기상표군에 떠오르는 브랜드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때 소비자들은 블로그 검색 등 외적 탐색을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찾는다. 이 과정에서 평소 잘 몰랐던 브랜드들이 새로운 후보로 추가되기도 한다. 이렇게 내적, 외적 탐색을 포함해 떠오른 모든 후보 브랜드들의 집합을 “고려상표군(Consideration set)”이라고 한다.

여기서 마케터에게 중요한 시사점이 도출된다. 우리 브랜드가 소비자의 최종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일단 고려상표군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포함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아무리 좋은 제품도 후보에 오르지 못하면 최종적으로 선택될 가능성이 없다. 따라서, 모든 마케터의 초기 목표는 소비자의 고려상표군에 일단 들어가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오늘의집은 매우 성공적으로 소비자들의 고려상표군에 안착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기존의 메이저 쇼핑몰, 온라인 가구 매장과 경쟁해야 했던 오늘의집 입장에서 소비자들의 고려상표군 안에 들어가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했을 것이다.

오늘의집의 경우 특별히 커뮤니티 기반의 플랫폼이 매우 효과적이었다. 소비자들은 마치 인테리어 잡지를 보듯 오늘의집을 방문하여 집들이 사진을 검색하고, 마음에 드는 인테리어를 스크랩한다. 가구를 사거나, 인테리어를 바꾸고 싶을 때, 크리스마스 장식을 꾸미고 싶을 때 일단 오늘의집에 업로드된 다양한 사진부터 검색하고 서로 정보를 공유한다.

결국 오늘의집과 같은 커뮤티니 기반 쇼핑몰은 소비자들의 외적 탐색 과정을 자사의 사이트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유도해, 소비자의 고려상표군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 특징이 있다.

정보탐색은 소비자의 최종 선택을 받기 위해 넘어야 할 초기 관문이다. 하지만, 소비자의 정보 탐색이라고 해서 정말로 소비자에게 모든 것을 맡겨버릴 수는 없다. 훌륭한 마케터라면 애초부터 소비자들이 자사의 제품과 관련한 정보를 탐색하도록 유도해야 하고, 정보 탐색의 결과 자사의 제품이 좋은 대안으로 도출되도록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 최현자 서울대 교수

내가 살고있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도 얼마 전 광고패널이 설치 되었고 그곳에 ‘오늘의 집’광고가 노출되고 있다.

매일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아~ 저렇게 인테리어를 했구나. 크리스마스도 가까워 오는데 저런 트리 하나 마련해볼까?’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아름다운 집과 인테리어를 보면 마음이 설레는 것은 나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살고 있는 집을 자기 취향대로 꾸미는 일은 마음 설레는 일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설레임 보다 부담이나 어려움을 토로하게 된다. 집을 새로이 꾸미고 고치는 일은 수 없이 고민하다가도 막상 실행에 옮기는 건 주저가 되는 어려운 결정이다.

소비자 한 명이 평생 동안 인테리어 공사를 몇 번이나 할까. 공사 규모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기껏해야 손가락에 꼽을 정도일 것이다. 그래서 소비자가 가진 인테리어 공사에 대한 지식과 정보 수준은 매우 낮은 게 일반적인데 일단 인테리어 공사를 시작하면 수많은 의사결정에 직면하게 되고 그 결정 하나하나가 쉽게 내릴 수 있는 것들이 결코 아니다.

지식과 정보수준이 낮은 상태에서 고관여의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소비자는 설레임이 아니라 부담이나 어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이럴 때 소비자들은 ‘믿고 맡길 수 있는 전문가가 있다면, 아니면 내가 얻고 싶은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제공해 주는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의집은 소비자들이 기댈 수 있는 지식과 정보의 보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다양한 인테리어 콘텐츠를 통해 지식과 안목을 높일 수 있고, 이커머스와 시공, 수리 서비스를 통해 정보 비대칭을 줄일 수 있는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으니 말이다.

케이스스터디 기사에 따르면, 오늘의집 입장에서는 고객이 콘텐츠만 살펴보고 구매는 다른 곳에서 하는 상황이 풀어야 할 숙제라고 한다.인테리어 공사에서 소비자들이 겪는 부담이나 어려움을 덜어 줄 수 있는, 즉 정보 비대칭을 줄여줄 수 있는 신뢰할 만하고 다양한 솔루션의 제시야 말로 오늘의집이 플랫폼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수익기반이 아닐까 싶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경제적 비용과 심리적 비용을 줄여줄 수 있는 다양한 할인 혜택과 보상이 주어진다면 아름다운 집을 가지고자 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더할 나위 없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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