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트·핀트 갈래요"…금융인력 블랙홀 된 AI 운용사들

핀트, 지난달 우리PE 출신 컴플라이언스 인력 보강
파운트, 올 7월 한은 외자운용원 출신 CBDO로 영입

창업 초기 비금융인 중심 사업 꾸렸다면
자산운용 업무 고도화 과정서 금융인력 수요 늘어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전통 금융권 핵심 인력의 이탈이 포착되고 있다. 일부는 인공지능(AI)을 토대로 자산관리를 해주는 이른바 'AI 자산운용사'들로 속속 모여드는 모습이다.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한 이들 자산운용사도 '오겠다'는 인재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있다. 자산운용 서비스 고도화 과정에서 금융회사 출신 인력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AI 일임투자 서비스 '핀트'를 운영하는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은 지난달 컴플라이언스실에 우리프라이빗에퀴티자산운용(우리PE) 출신 인력 A씨를 충원했다. 내부통제와 준법감시인 업무에서 10여년간 업력을 쌓아온 A씨는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에서도 내부통제·투자일임 관련 법규와 전자금융 관련 법규 준수 모니터링을 담당하게 됐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출신 인력 B씨도 올 3월 컴플라이언스실에 합류해 투자광고심사 업무를 맡고 있다.최근 미 증시에 메타버스 등 테마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해 화제를 모았던 파운트도 올 7월 한국은행에서 10년가량 근무한 C씨를 최고사업개발책임자(CBDO)로 영입했다. 하나은행 외환파생상품운용부를 거쳐 직전까지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에서 근무한 C씨는 파운트로 건너와 다양한 금융상품들을 기획하고 있다.

두물머리투자자문은 지난 10월 AXA손해보험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라이나생명, 우리자산운용 등 금융회사에서 18년간 업력을 쌓아온 D씨를 준법감시팀장으로 영입했다. D씨는 두물머리투자자문에서 법규준수 현황 등을 살피며 발생 가능한 리스크에 대해 자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쿼터백그룹(쿼터백자산운용)도 올 상반기 삼성증권 디지털컨설팅 팀장을 역임한 E씨를 쿼터백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에, 키움자산운용에서 채권운용을 담당한 F씨를 알고리즘 개발 부문에 영입했다.최근 AI 투자자문·자산운용 회사들이 부쩍 금융권 출신 인력 영입에 공들이는 것은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야 했던 창업 초기에는 주로 비금융인 중심으로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사업을 꾸렸다. 하지만 자산운용 업무를 고도화하려면 실제 자금 흐름과 리스크에 대한 이해가 깊은 금융권 인력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천영록 두물머리 대표는 "자산운용 시장을 자동화하고 선진화하기 위해서는 깨어있는 전통 금융인들의 도메인 지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자산운용업의 자동화 수준은 아직 2%대에 머물러있지만 고도화 작업을 거쳐 향후 10년간 25%대로 급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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