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의 뒤끝 어디까지? 윤석열 전화 안 받고 '마이웨이'
입력
수정
홍준표, 경선 이후 연일 윤석열 비난
이낙연·김부겸에는 후한 평가
尹 전화도 안 받아…알려진 것만 5차례
홍 의원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형식의 청년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을 개설해 지지자들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청년의 고민에 홍준표가 답하다'라는 취지로 만들어진 게시판 청문홍답(靑問洪答)에는 지지자들의 질문이 쇄도한다.홍 의원은 청문홍답에서 '준표형'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기말고사를 앞둔 중학교 2학년생과 소통하는 등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민주당 정권의 핵심 인물인 김부겸 국무총리와 이낙연 전 대표에게는 각각 '훌륭한 분', '대통령감'이라며 후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윤석열 후보에게만큼은 결코 너그럽지 않았다.
홍 의원은 윤 후보가 당선되면 대한민국이 불행해지리라 전망했다. 또 이번 대선 구도를 두고선 '양아치 대선', '비리 의혹 대선' 등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으며 같은 당 윤 후보를 상대 당 후보와 싸잡아 비판했다. '정권교체를 위해 윤 후보를 미는 게 맞다고 보는지, 아니면 소신 투표해야 하느냐'고 묻는 지지자의 질문에는 "대답 불가"라고 하기도 했다.
민주당 입장에선 호재다. '친문 핵심'으로 분류되는 윤건영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홍 의원이 하루에 한 번씩 자기 당 후보에게 1일 1 공격을 하고 있다"면서 홍 의원이 '뒤끝'을 보이고 있다고 알렸다. 이재명 후보 역시 이 순간을 틈타 젊은 세대의 표심을 낚아채기 위한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홍 의원이 지금 시기에 묻히면 존재감을 유지하기 굉장히 힘들기 때문"이라며 "계속 이 스탠스(입장)를 유지하진 않은 것으로 본다. 나중에 국민의힘의 정권교체 여부가 흔들리게 될 경우 홍 의원이 그에 대한 비난을 다 뒤집어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의 최근 행보가 윤 후보의 20·30 지지율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젊은 세대의 몇 %가 홍 의원을 열렬히 지지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다"며 "20·30 세대는 스윙보터(선거 등 투표에서 어떤 후보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젊은 세대가 특정 정치인 및 정당에 대한 충성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하며, 언제든 자신의 이익에 따라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고 대답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