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테슬라' 리비안…기업가치 70조원 비밀은

글로벌 종목탐구

증권신고서 뜯어보니
상업용 전기차 트럭·SUV 집중
레고 쌓듯 배터리 추가 장착 특허
아마존 '물류 자동화' 파트너로
향후 사업 확장성 크다는 평가
사진=한경DB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전기차 회사 리비안이 다음주 나스닥 입성을 앞두고 있다. 예상 시가총액은 600억달러(약 70조원)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합친 수준이다. 기존의 논리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꿈의 주식’이 또다시 탄생할 참이다. 어떻게 봐야 할까. 리비안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는 그 이유가 녹아 있다. 다만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넘어야 할 장애물도 많다.

시총 600억달러 입성할 듯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리비안은 지난 1일 SEC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다음주 상장을 추진 중이다. 주당 57~62달러에 1억3500만 주를 공모한다. 전체 공모액은 83억7000만달러(약 9조8400억원)다. 지난 10년간 뉴욕증시 공모액 규모로 세 번째다.

226페이지에 달하는 증권신고서에는 리비안의 미래 성장 전략과 리비안을 둘러싼 리스크가 기재돼 있다. 전문가들은 증권신고서 ‘행간’에 숨은 리비안의 미래 성장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그저 기존의 전기차 일부를 나눠 먹기 위해 탄생한 전기차 신생업체로 봐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리비안은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 특화돼 있다. 지난달 말 기준 4만8390대의 사전 계약을 이뤄냈다.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점차 높여갈 예정이다. 리비안이 증권신고서에서 제시한 장기 성장 전략 1번이다.다른 성장 전략으로 내세운 차세대 차량 개발, 해외 진출, 구독 서비스, 에너지솔루션, 지속적 투자 등도 70조원대 예상 시총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핵심은 마지막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물류 관련 신사업에 대한 내용이다. 제품 생산 업체들과 고객을 직접 연결하는 사업인데, 주요 주주인 아마존과의 협업을 시사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아마존은 리비안 사업 초기부터 적극 투자해왔다. 2025년까지 아마존 로지스틱스에 배달용 전기 트럭 10만 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아마존의 자동화 전략과 맞닿아 있다. 물류 전반에 걸쳐 자동화를 이뤄냈지만 아직 배달 단계에서는 이렇다 할 자동화가 없었다. 아마존 산하의 자율주행 스타트업 죽스(Zoox)와 리비안이 협력해 통합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이뤄낼 수 있다는 얘기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센터장은 “리비안은 블록을 쌓듯이 전기차 외부에 배터리를 추가 장착할 수 있는 특허를 다수 보유했다”며 “각 시장 환경에 맞게 맞춤형으로 주행거리 등이 정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마존의 완전 자동화 물류 시스템에 리비안이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전망이다.

상장 후 주가 단기 변동성 클 듯

리비안은 증권신고서에 시장을 둘러싼 리스크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썼다. 우선 손익분기점 달성 시기가 불투명하다. 리비안은 2019년 4억2600만달러, 2020년 10억달러의 순손실을 냈다. 당분간 순손실은 이어질 것으로 리비안은 내다봤다.또 다른 우려는 차량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능력이다. 아직까지 대량생산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얘기다. 여기에 자동차 반도체 공급 문제 등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점도 리스크로 지목했다. 또 다른 리스크로는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로버트 스카린지의 명성에 회사 기업가치가 크게 의존한다는 점이 언급됐다.

증권업계에서는 “리비안을 둘러싼 기대가 이미 공모금액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평가가 많다.

기대와 우려가 혼재하는 만큼 단기 주가 변동성도 클 전망이다. 리비안에 직접 투자하기보다 혜택을 받을 만한 관련 밸류체인에 간접 투자하는 게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리비안은 배터리 내재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까지는 삼성SDI 등의 비중이 크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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