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에 날개 꺾인 인터넷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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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시장 본격 공략 나서다가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이 가계대출 총량규제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자본 확충으로 ‘실탄’을 마련해 대출 시장을 본격 공략하려던 이들 인터넷전문은행이 총량규제에 발목이 잡혀 영업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지난 2분기에야 흑자로 전환한 케이뱅크와 5일 출범하는 토스뱅크는 물론이고, 카카오뱅크도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당국이 늘리라고 요구해온 중금리대출조차 총량규제에 포함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토로한다.
총량규제 묶여 영업 '급브레이크'
카뱅·케뱅 등 실적 타격 불가피
4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5일 영업을 시작하는 토스뱅크에 가계대출 총액을 연말까지 5000억원으로 제한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토스뱅크는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당초 계획했던 연 2억7000만원에서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토스뱅크는 중신용자 신용대출을 별도로 두지 않기 때문에 중신용자도 연 소득까지만 대출이 승인된다. 이날 케이뱅크도 일반 신용대출 상품의 최대한도를 기존 2억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와 중신용대출 상품인 신용대출플러스는 각각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했다. 조만간 이 세 가지 상품의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도 연말까지 신규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달 이미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줄였던 카뱅이 이 같은 추가 조치를 내놓은 것은 중신용대출이 당국에 약속한 수치에 크게 못 미치기 때문이다.
현재 카뱅의 중신용대출 비중은 10% 초반대인데, 연말까지 당국에 약속한 20.8%를 달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고신용대출을 더 늘리면 비중을 맞출 수 없게 된다. 지난 6월 말부터 8월 말까지 중신용대출 비중을 10.6%에서 12.4%로 2%포인트 남짓 끌어올리는 데 그치면서 20.8%를 맞추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터넷은행업계에서는 “중금리대출마저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포함한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한다. 처음에 당국이 인터넷은행 허가를 내주면서 요구한 게 중신용대출 확대였는데 이를 총량규제에 포함시키면 비중을 맞추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