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버터' 촬영지, 화력발전소 건설로 파괴"

방탄소년단 '버터' 앨범 사진 촬영지
아름다운 자연경관, 'BTS 성지' 등극
인근 화력발전소 건설, 이미 해변 형태 달라져
방탄소년단의 세계적인 히트곡 '버터' 앨범 재킷의 배경인 강원 삼척 맹방해변. /사진=빅히트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BTS)으로 유명세를 탄 '맹방해변'이 인근 화력발전소 건설로 파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5월 디지털 싱글 '버터'(Butter)를 발매하면서 앨범 사진을 강원도 삼척시 맹방해변에서 촬영했다. '버터'의 인기와 함께 맹방해변 역시 명소로 등극했지만 화력발전소 건설로 훼손 위기에 처하게 됐다. '버터'는 는 빌보트 차트에서 10주 동안 1위를 차지했고, '24시간 내 최다 시청 유튜브 뮤직비디오' 등 기네스북 기록 5개를 추가하는 등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다시 한번 증명한 곡이다.

'버터'의 인기와 함께 맹방해변이 'BTS 성지'로 급부상하면서 삼척시는 커버 촬영으로 쓰인 소품을 그대로 재현해 포토존을 설치하고, 국내외 케이팝 팬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맹방해변의 방문객은 지난달 5위에서 2위로 껑충 튀어 올랐다.

그러나 케이팝 팬들의 새로운 명소가 된 맹방해변, 이른바 '버터 비치'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맹방해변 인근에서는 삼척석탄화력발전소에서 사용할 석탄 운반을 위한 항만 공사가 진행 중이다. 방파제 건설을 위한 공사에 착수하자마자 맹방해변 주변에서 침식이 발생했고, 곶을 따라 2m에 육박하는 모래 절벽이 만들어지며 모래의 이동에 변화가 생겼다. 이미 해변의 형태가 달라졌다. 이를 두고 삼척시가 맹방해변을 관광지로 홍보하는 동시에 관광지를 파괴하는 모순적인 행정을 진행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전 세계 케이팝 팬이 주도하는 기후 행동 플랫폼 '케이팝포플래닛(Kpop4planet)'과 전국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가 함께 맹방해변의 훼손을 막기 위해 '세이브 버터 비치(Save Butter Beach)' 서명 운동을 시작했다. 캠페인은 맹방해변의 보존을 위협하는 삼척석탄화력발전소의 건설 중단을 골자로 한다.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는 케이팝포플래닛 이다연 활동가는 "방탄소년단의 팬덤인 아미(Army)가 'BTS 성지'로 여기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방문하고 있는 맹방해변인데 벌써 해안침식이 진행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코로나 사태가 완화돼 해외여행이 가능해 진다면, 방탄소년단이 해외에서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맹방해변은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전할 수 있는 곳이다. 석탄화력발전소의 건설을 위해 소중한 가치를 지닌 맹방해변을 파괴한다고 하니 속상하다"고 말했다.
/사진= 케이팝포플래닛
'석탄을 넘어서'의 기후솔루션 정아린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발전소 건설로 해안침식이 계속돼 해변이 완전히 훼손되고 나면 큰돈을 들여도 예전의 맹방해변 모습을 되찾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케이팝포플래닛과 석탄을 넘어서는 '세이브 버터 비치' 캠페인을 계기로 전 세계 케이팝 팬들에게 삼척석탄발전소의 문제를 알리고, 방탄소년단 팬덤인 아미들에게 추억이 담긴 맹방해변을 지킬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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