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스시는 맛 두 배…가을엔 꽁치, 겨울엔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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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스시
한식, 중식, 양식과 함께 오늘날 대표적인 식사 메뉴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스시(壽司). 일본에서 스시가 언제 어떻게 시작됐는지, 제철엔 어떤 스시가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런 내용을 알면 먹는 재미가 더 커진다는 게 스시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600년 역사 따라 조금씩 변화

스시는 소금과 식초, 설탕으로 간을 한 밥 위에 얇게 저민 생선이나 김, 달걀, 채소 등을 얹거나 밥과 함께 말아 만드는 일본의 대표 요리다. 정확한 탄생 기록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생선을 발효해 먹던 동남아시아의 영향을 받기 시작한 나라 시대(710~794년)에 스시 원형이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 무로마치 시대(1336~1573년)에 유산발효 후에도 밥알의 형태가 그대로 유지되는 나마나레라는 스시를 먹었다. 오늘날 먹는 스시의 초기 형태다.

16세기 말엔 관서지방을 중심으로 오시즈시(누름초밥)로도 불리는 하야즈시가 퍼져나갔다. 이 초밥은 유산발효로 신맛을 내는 나마나레와 달리 저민 생선을 밥 위에 얹고 식초를 뿌린 뒤 눌러 만들었다. 하야즈시에서 조금씩 변화를 거듭해 에도 시대(1603~1867년) 말인 19세기 초부터 중기까지 도쿄를 중심으로 오늘날 먹는 초밥 형태인 니기리즈시(쥠초밥)가 퍼졌다.

스시도 제철 따라 먹으면 좋아

스시도 생선에 따라 제철이 있다. 일본의 대표 스시 체인점인 우오가시니혼이치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봄엔 제철 생선인 전갱이가 가장 맛있다. 초여름을 앞두고는 참돔도 좋다. 일본에선 벚꽃 피는 시기 도미를 사쿠라다이(꽃돔)라고 부를 정도다. 여름엔 단연 농어다. 여름 농어는 산란기를 앞두고 먹이를 양껏 섭취해 감칠맛이 가득하다. 가을엔 추운 겨울이 오기 전 영양분을 잔뜩 저장해 지방이 풍부한 꽁치가 제철이다. 겨울엔 추워질수록 지방이 올라 감칠맛이 더해지는 방어가 그만이다.

만드는 법에 따라 형태도 가지각색

스시는 600년 넘는 역사만큼이나 종류도 다양하고, 제조법도 지역마다 천차만별이다. 이 가운데 초밥 형태는 크게 도쿄를 중심으로 한 관동식과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관서식으로 나뉜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기본 형태의 스시는 관동식을 대표하는 니기리즈시다. ‘니기리’는 우리말로 ‘쥐다’를 의미하는데 생선살에 와사비(고추냉이)를 묻힌 뒤 식초와 소금으로 간한 밥에 올려 손으로 쥐어 만든다. 생선과 초밥을 마치 구슬처럼 동그랗게 쥐어 만드는 데마리즈시(구슬초밥)도 쥠초밥에서 변형된 스시다.

1887년께 등장한 하코즈시(틀초밥)은 오시즈시를 응용한 ‘관서식 대표' 초밥이다. 사각형 모양의 나무틀 속에 밥을 담고 포를 뜬 생선살을 올려놓은 뒤 덮개로 눌러 모양을 잡고 칼로 네모반듯하게 자른다. 누름초밥의 일종인 봉초밥은 고등어나 전어 등 등푸른생선을 소금에 절여 식초로 간을 한 뒤 얇은 천이나 랩을 이용해 봉(奉)모양으로 말아 만든다.‘군함초밥’으로 불리는 군칸마키는 1941년 도쿄 긴자에 있는 일식집 큐베이의 주인이 처음 고안했다. 연어알 성게알처럼 밥 위에 올리기 힘든 재료들을 손쉽게 먹고자 밥에 김을 감싸 올리는 식으로 만든다. 김밥처럼 김에 밥과 재료를 말아 만든 마키즈시도 있다. 이 역시 관서식과 관동식이 다르다. 관서식은 식재료 하나를 넣어 얇게 말고, 관동식은 생선과 절인 채소 등을 넣어 두껍게 말아 만든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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