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안 맞는 게 안전" 조롱 방송인, 코로나로 별세

백신 반대 보수 성향 진행자들
잇따라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

'백신 반대' 지미 드영, 딕 패럴 이어
필 밸런타인 사망 소식 알려져
필 밸런타인/사진=필 밸런타인 페이스북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효능을 무시하거나 조롱했던 방송인들이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후 사망했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테네시주 내슈빌의 방송국 WWTN 라디오 측은 21일(현지시간)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랜 기간 진행자로 활동했던 필 밸런타인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밸런타인은 방송을 진행하는 내내 백신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대표적인 보수 성향 방송인으로 꼽힌다. CNN 보도에 따르면 밸런타인은 코로나19 백신이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을 펼쳤다. 모든 사람이 백신을 맞아야 하는지 모르겠고,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려 죽을 가능성은 1%에도 훨씬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백신 접종을 조롱하는 노래를 불러 방송을 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마스크 의무에 강력하게 반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11일 밸런타인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 초기엔 "별일 아니고, 하루 정도 쉬면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코로나19로 위중한 상태가 되면서 병원에 입원했다.

밸런타인의 가족들도 그가 코로나19 확진 후 입원하면서 열정적으로 백신 찬성론자가 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는 취지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밸런타인 역시 지난달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백신이 완벽하게 안전하다고 확신한다"며 "걱정하지 마라"라는 글을 게재하면서 백신 관련 기사를 공유했다.이후 지난달 말 밸런타인은 인공호흡기를 달아야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졌다.

밸런타인에 앞서 지난 15일에도 백신을 불신하는 모습을 보였던 기독교 방송 라디오 진행자 지니 드 영이 코로나19로 입원한 지 8일 만에 사망했다. 향년 81세.

드영은 밸런타인과 마찬가지로 테네시주에 거주했다. 방송에서 출연자에게 "백신이 (성경의) 요한계시록 3장의 '짐승의 표'와 관련이 있는가"라고 묻거나 "백신은 국가가 사람들을 통제하는 또 다른 형태가 될 수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플로리다주 보수 성향 라디오 진행자인 딕 패럴 역시 지난 4일 코로나19 합병증으로 6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패럴 역시 생전에 반백신주의자였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인 2명이 백신을 맞고도 코로나19에 걸려 위중한 상태로 병원에 입원했다"면서 비속어로 "백신은 가짜"라고 적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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