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채용시장..."이젠 동영상 이력서가 대세"

[채용시장에도 동영상 바람]

전세계 다운로드 1위 앱 '틱톡' 채용플랫폼 런칭
포인터,롯데홈쇼핑 등 "동영상으로 서류전형"
이찬 교수 "영어 동영상 제작...구글에 도전하는 시대"
코로나19와 IT기술의 발달로 채용 이력서가 페이퍼 이력서에서 '동영상 이력서'로 진화하고 있다. AI채용이 확산되면서 일부 기업은 아예 이력서 제출을 폐지하고 있다.
◆채용 플랫폼 다크호스 '틱톡 레쥬메' "워싱턴 주립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했습니다. 저는 적응력이 높은 팀플레이어죠. 시애틀의 한 PR회사에서 인턴십을 한 경험이 있고, 인스타에서 코카콜라 마케팅을 하기도 했습니다." 매케나(Makena)
"KLM 항공사에서 AI 관련 일을 한 적이 있습니다. 스페인어,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스위트, UI/UX에 전문성을 갖고 있습니다. 기술과 제품개발에 관심이 있어 PL(프로덕트 매니저)이 되고 싶습니다." 크리스티안(Christian)

지난 7월 한달간 실시한 동영상 채용 플랫폼 ‘틱톡 레쥬메’(TikTok Resume)에 올라온 영상이다.

"틱톡 레쥬메로 여러분의 잡을 찾으세요" 중국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짧은 동영상 서비스 '틱톡(TikTok)'이 지난달 한달간 숏폼 영상 기반의 채용 플랫폼 서비스 ‘틱톡 레쥬메’(TikTok Resume)를 미국에서 시범 서비스 했다. 틱톡과 파트너십을 맺은 34개 회사의 일자리 정보를 확인한 구직·이직 희망자들은 자신의 경력, 기술 등을 설명하는 소개 영상을 올렸다. 구체적인 지원 방법은 먼저 틱톡 레쥬메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채용 직무 정보를 확인 후 틱톡 이력서 제출하기 버튼을 누른다. 이어 이름, 이메일 주소, #TikTokResumes 해시태그가 붙은 틱톡 영상 링크, 링크드인 링크 등 간단한 개인 정보를 입력한 뒤 제출하면 되는 방식이다.닉 트란 글로벌 마케팅 총괄 책임자는 "세계적인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통해 구직자들이 창의적이고 진정성 있는 방식으로 자신의 경험을 선보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라며 "향후 틱톡레쥬메가 채용과 일자리시장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틱톡은 이미 지난해 와츠앱, 인스타, 페이스북 등을 제치고 전세계에서 가장 다운로드가 많은 앱으로 떠올랐다. 채용레쥬메가 채용시장의 돌풍이 될 수 있다는 증거다. 일부에서는 링크드인을 대체할 강력한 앱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포인터·한화생명·롯데홈쇼핑 "동영상 서류전형"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내 채용시장에서도 빠르게 동영상 이력서가 확산되고 있다. 한화생명은 2016년 하반기 공채부터 스펙초월 전형을 도입해 지원자 입사의지를 담은 ‘63초 동영상’만으로 서류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첫해는 지원자 4800여명 가운데 100여명만 지원했으나 갈수록 그 숫자는 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영업분야 채용형인턴을 모집하면서 자기소개서와 자기소개 동영상을 함께 제출 받았다. 영상에 내용은 인재상(불굴의 도전자, 창조적 사업가, 공감하는 선도자) 가운데 자신을 잘 나타낼 수 있는 것을 선택하도록 했다. 분량은 90~120초, 별도의 편집·자막은 필요없어도 된다고 채용공고에 적시했다.

롯데홈쇼핑도 2019년 쇼호스트 공채를 하면서 영상 서류전형을 도입했다. 제출 영상에는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아이템 소개 △실내·무채색 배경의 실내에서 휴대폰 촬영 △60초 100MB미만 용량 △파일명은 ‘생년월일+이름’ 등을 담도록 했다. 롯데홈쇼핑은“지원자의 목소리와 쇼호스트에 적합한 이미지인지를 보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로레알코리아도 2019년부터 인턴십 채용때 자신의 입사의지를 담은 1~3분 분량의 동영상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영어나 한국말 두가지 언어 모두 가능하며 영상 합격자에 한해 다음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승무원 채용시 동영상 채용을 벌써부터 도입중이다. 제주항공은 2016년부터 인스타그램에 50~90초 영상을 대상으로 서류심사를 하는 블라인드 채용을 했다. 지난해 에어프레미아는 승무원 채용때 동영상 서류전형을 실시했다.

AI채용 솔루션을 개발한 마이다스아이티는 지난해 채용부터 아예 자소서를 받지 않고 있다. 대신 지원자 모두를 대상으로 'AI역량검사'를 실시해 서류전형을 대신하고 있다. 마이다스아이티 관계자는 "입사 지원서를 폐지하고 모두에게 AI역량검사 기회를 줬더니 지원자가 두배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소서 대필,첨삭이 확산되면서 더 이상 중요한 평가요소가 되지 않고 있다"며 "특히 코로나19의 지속확산으로 동영상 이력서 제출은 빠르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 이찬 서울대 경력개발센터장은 "틱톡,유튜브 등의 숏폼 영상을 통해 구글, 애플에도 지원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취준생들은 단지 한국시장 취업만 목표로 해선 안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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