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10년 만에 최고치'…수요증가·공급제한에 상승여력 여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알루미늄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최근 한주간 거래 가격이 톤당 2600달러를 웃돌았는데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회복 후 소비가 늘어난데다 중국 윈난성 가뭄으로 생산까지 제약이 커진 탓이다.

9일 마켓인사이더에 따르면 지난주 알루미늄 가격은 톤당 2615달러(종가 기준) 넘게 치솟아 올해 2월1일 대비 31.8% 급등했다. 알루미늄 가격이 2600달러선을 넘은 것은 2011년 7월 이후 처음이다.이달 2일 알루미늄 값은 2615.85달러까지 올랐다가 4일 2563.01달러로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 뒤 6일 다시 2598.5달러로 반등했다. 올해 2월1일(1969달러) 바닥을 찍은 뒤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가격 상승에 알루미늄 생산업체 주가도 요동쳤다. 올초 23.25달러로 거래를 시작했던 알코아 주가는 이달 6일 73% 증가한 40.71달러에 거래됐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알코아는 세계 최대 알루미늄 제조기업이다. 노르웨이 에너지 기업인 노르스크하이드로 주가도 올해 47% 상승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다.

알루미늄은 수년 간 톤당 2000달러 초반대의 가격을 유지해왔다. 중국의 생산업자들이 알루미늄 광산을 확대해 공급량을 꾸준히 늘려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에는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콜린 해밀턴 BMO 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는 "올해 역사상 수요가 가장 많이 증가할 것"이라며 "2010년 수요를 능가할 수도 있다"고 했다.소비재는 물론 우주선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모든 분야에서 알루미늄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미국 맥주의 74%가 알루미늄 소재 용기에 담겨 판매되고 있다. 코로나19로 타격이 컸던 식당 등의 영업이 완전히 재개되면 알루미늄 소비가 더 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건설, 항공·우주산업 등에도 알루미늄은 폭넓게 활용된다. 일부 프리미엄 전기차의 배터리팩을 만드는 데에도 사용된다. BMO는 올해 세계 알루미늄 소비량이 8.5% 증가해 6820만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윈난성을 덮친 가뭄도 알루미늄 가격 상승을 부채질 하고 있다. 물이 부족해 수력 발전을 통한 전력 생산이 어려워지자 윈난성 지방정부는 이 지역 알루미늄 제련소 등에 전기 사용량을 줄이라고 통보했다. 윈난성은 2020~2023년 세계 알루미늄 생산량 증가분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해온 지역이다. 이 지역의 공급이 예상보다 줄면 세계 알루미늄 수급 전망에도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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