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고양이 떼죽음…'미스터리 질환'에 치사율 63%

2개월간 528마리 중 335마리 죽어
특정 사료, 질환 유발 가능성 제기
영국왕립수의대학(RVC)은 최근 2개월간 528마리의 고양이에게서 범혈구감소증이 발병했고, 그중 63%에 달하는 335마리가 죽었다고 밝혔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영국에서 희귀질환이 번지며 고양이 수백마리가 죽음에 이르는 등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5일(현지시간) BBC방송, ABC뉴스 등에 따르면 영국왕립수의대학(RVC)은 최근 2개월간 528마리의 고양이에게서 범혈구감소증이 발병했고, 그중 63%에 달하는 335마리가 죽었다고 밝혔다. 고양이 범혈구감소증이란 혈액 속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이 모두 감소해 목숨을 앗아가는 희소질환이다.

이번 사태의 원인이 무엇인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최근 리콜을 단행한 한 사료업체의 제품이 질환을 유발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특정 업체의 사료를 먹인 뒤 발병이 시작됐다고 주장하며 반려묘에게 해당 사료를 줬던 행위를 자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영국 식품안전청(FSA)은 사료제조업체들과 문제의 제품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달 16일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일부 사료 샘플에서 무색무취의 곰팡이인 독인 미코톡신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다만 미코톡신이 고양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질환을 직접 유발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RVC는 "미코톡신은 곡물, 채소에도 생길 수 있고, 시리얼이나 건조식품 등에서도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FSA 역시 "미코톡신이 집단 발병의 직접적 원인인지 여부는 더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RVC는 죽은 고양이 수치가 일부 수의사들의 신고를 통해서만 확인된 결과이기 때문에 실제 피해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핫이슈